임재덕 기자 기자 2018.02.02 12:28:04
[프라임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을 건네거나 약속한 일 등 총 다섯 가지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2심 선고공판이 사흘 남았다.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1심 논리가 깨진다면, 이 부회장은 대기업 총수 등에 대해 적용하던 3·4룰(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3·5룰(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등을 적용받아 석방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항소심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와 이를 위한 '승마지원, 재단 출연 등 뇌물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명시적 청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봤다. 직접적으로 부탁을 하진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 대통령이 힘을 써줄 것이라고 양측 모두 인지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15일 1차 단독면담을 시작으로 2차(2015년 7월25일), 3차(2016년 2월15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만남이 있었다.
특검은 이를 토대 삼아 정유라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소유인 코어스포츠에 보낸 돈 64억6295만원과 영재센터에 지급한 16억2800만원을 횡령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에 특검은 항소심에 나서 '뇌물 혐의 입증'에 힘썼다. 항소심에서만 총 4번의 공소장 변경을 통해 승마지원과 재단 출연에 직접 뇌물·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적용했다.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213억원의 승마지원(약속)에 대해 제3자 뇌물 혐의를 추가했고, 1심에서 무죄로 본 204억여원의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출연금도 직접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특검 측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검은 삼성 미래전략실을 두 번이나 압수수색했지만, 이번 사건의 전재가 되는 승계작업의 존재 여부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청탁이 오고 갔을 것으로 주장하지만, 이 또한 객관적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게다가 1차 단독면담은 5분도 되지 않았으며, 2차와 3차 면담에서는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도움을 청탁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특검 측 주장은 힘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처음 만난 시점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 아니라 사흘 전인 2014년 9월12일 안가라고 주장(0차 독대)하며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증언 외에 핵심 증거가 없다.
이런 와중에 이 부회장은 2심 최후진술 하루 전날 1심이 인정한 횡령액 81억원을 모두 변제하는 등 양형 결정의 변수로 작용할 마지막 카드를 던졌다. 횡령죄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 양형에 참작된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주로 적용되던 3·4룰(징역3년 집행유예4년), 3·5룰(징역3년 집행유예5년)을 적용받아 석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은 항소심 내내 핵심 증거로서 가치가 없는 증언, 정황상 증거를 앞세워 소모전을 벌였다"며 "대기업 총수들에게 주로 적용되던 3·4룰이나 3·5룰이 적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