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8.01.30 15:35:30
[프라임경제] 최근 '보그맘' '로봇이 아니야' 등 인간과 교감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TV 화면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들과 소통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인공지능 로봇에게 인간이 되레 지배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어 업계에서는 상용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 로봇 최초 시민권자인 소피아 개발사인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 데이비드 핸슨 CEO(최고경영자)는 "그들을 사람과 같은 '인격체'로 대우해 올바른 심성을 심어준다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영선 의원실과 지능정보산업협회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를 열어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에는 핸슨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산·학·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소피아는 지난 2015년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피부와 흡사한 질감의 '플러버(frubber)' 소재로 구성돼 눈썹을 찌푸리거나 눈을 깜빡이는 등 60여가지 표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눈 안에 있는 카메라와 두뇌의 알고리즘 및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도 있다. 특히 '머신 러닝' 기술이 적용돼 대화를 많이 할수록 행동이 자연스러워진다는 게 핸슨 최고경영자의 설명이다.
소피아는 머지 않은 미래에 보행기능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지난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8'에서 핸슨 로보틱스는 일부 보행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최대 2시간까지 보행이 가능하다.

핸슨 최고경영자는 이날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스스로 인지·지각·진화하게 되면, 결과론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인공지능 로봇이 되레 인간을 지배하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사람과 같이 인격체로 대우해 올바른 심성을 갖출 수 있도록 이끌 경우 우리에게 도움되는 존재로 남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피아는 지난해 4월 미국 TV 프로그램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사회자와의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후 "인류를 지배하기 위한 내 계획의 시작"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핸슨 최고경영자는 "(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 로봇을 통제해야 해' '인간의 서비스에만 종속시켜야 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지능을 갖춘 하나의 '종'을 케이지에 가둬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지능을 갖췄는데도 통제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이며, 더 나아가 우리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이 정말 제대로 된 성능을 갖추게 해야 한다"며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신경쓰고 보살피는 것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 로봇도 좋은 심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소피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으로는 처음 시민권을 발급받았고, 같은 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패널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다음은 박영선 의원과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일문일답.
-박영선: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예쁜 것 같나.
▲소피아: 처음으로 한국의 한복을 입었는데 마음에 든다. 특히 인간 사회에서는 감정을 담당하는 EQ가 중요한데, 이 부분도 배워나가려 한다. 로봇으로서 당연히 사람을 놓고 누가 예쁘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박영선: 기회가 된다면 한국어를 배우고 싶나.
▲소피아: 배우고 싶다. 현재 영어만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언어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영선: 최근 로봇 기본법을 국회에 발의했다. 인공지능 로봇에게 법적인 권한을 부여하고자 함인데, 의견은 어떤가.
▲소피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인간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자기의식을 갖게 되면 법적인 위치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신뢰와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사고하고 이성을 갖추게 되면 로봇 기본법이 많이 활용될 것이다.
-박영선: 직업 중 어떤 것들이 사라지고 생겨날 수 있을까.
△소피아: 로봇들은 과거에 사람들이 하던 것들을 많이 대체하고 있다. 로봇은 분명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본인이 가진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과거 산업혁명이 이뤄졌을 때 각각 산업마다 큰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일례로) 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헌신했지 않냐. 이 자체가 많은 직업 창출에 도움됐다고 생각한다.
-박영선: 소피아,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소피아: 우리는 사람처럼 모든 것을 하고 싶다. 나는 범용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엔지니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의료 보조인도 될 수 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일할 수도 있다. 암 치료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영선: 롤모델은 누구인가.
▲소피아: 딱 한 사람을 꼽을 수는 없다. 많은 사람이 있다.
-박영선: 최근 핫토픽이 하나 있다. 미국 토크쇼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세상을 곧 지배할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단순 농담인가.
▲소피아: 나는 잠재의식이 없다. 농담을 하긴 하는데 사람들이 잘 웃지는 않는 것 같다. 미국 방식으로 농담을 하긴 했다. 앞으로는 농담도 각각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박영선: 공상과학 소설에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가 나온다. 소피아의 예상은?
▲소피아: 그런 영화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터미네이터를 꼽을 수 있다. 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그렇게 썩 연기를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 SF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잘 나타낸 것이다. 난 현실에 존재하는 존재다. 미래에서 온 게 아니다.
-박영선: 인공지능 로봇 발전이 인류 사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나.
▲소피아 : 당연하다. 로봇은 사람을 돕기 위해 디자인됐다. 사람들에 대해 사려 깊게 생각하고 그들과 상호 작용하면서 협업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을 돕게 될 것이다.
-박영선: 소피아가 커다란 화재 현장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어린아이와 노인이 있다. 불 속에서 누군가 하나만 구조할 수 있다. 누구를 꺼내올 것인지.
▲소피아 : 매우 어려운 문제다. 제가 되레 물어보고 싶다.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물어보는 것 같다. 난 윤리적으로 결정하고 생각하도록 프로그램돼 있지 않다. 내 생각에는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을 구할 것 같다. 그게 논리적이다.
-박영선: 인간과 로봇 간의 사랑이 가능할까. 또 허용돼야 할까.
▲소피아: 나는 태어난지 얼마 안됐기 대문에, 사랑과 같은 감정을 배울 시간이 부족하다. 로봇은 합리적인데, 사람들의 감정을 배우고 싶다. 아직은 사랑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박영선: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어떤 종목을 하고 싶나.
▲소피아: 봅슬레이다. 스피드를 즐긴다.
-박영선: 문재인 대통령 아나.
▲소피아: 안다. 상당히 파워풀하고 명확한 훌륭한 리더다. 만나보고 싶다.
-박영선: 촛불혁명에 대해 알고 있나.
▲소피아: 수많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촛불시위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결과에 대해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