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들이 동일한 실적 발표에 대한 정반대의 리포트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지난 23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309억원, 영업이익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4.1%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매출액 12.4%, 영업이익 24.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생활용품과 음료부문은 부진했다. 생활용품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영업이익은 71.5% 하락했으며 음료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1.5%, 40.1% 줄었다.
같은 날 LG생활건강은 보통주 1주당 9000원, 종류주 1주당 9050원의 파격적인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509억원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LG생활건강에 대한 분석리포트를 내놨는데, 관련 리포트를 발표한 총 17개 증권사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렸다. 심지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배당에도 이를 언급한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이 유일했다.
먼저 키움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37만원에서 14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사드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냈고 올해 면세점 정상화와 해외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BNK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 목표주가는 124만원에서 135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빌리프, 오휘, VDL 브랜드 등의 중국 백화점 입점 매장 확대를 통해 중국 현지 매출액의 20%대 성장과 함께 면세점 매출 22% 신장이 기대된다"며 "해외 화장품 매출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것과 비교해 다소 보수적인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KB증권,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142만원, 13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요 원인은 법인세율 상승 효과와 생활용품부문 실적 부진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인 주가흐름은 부진하나 올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가이던스에 따른 실망감으로 주가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화장품 업황 강세와 음료부문 성장성 회복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짚었다.
또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에는 공감하나 화장품과 음료에 대한 전망은 과도하게 보수적"이라며 "빠른 중국인 입국자수 증가는 높은 화장품 면세점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내수 소비 심리가 개선돼 음료부분도 판매가격 인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같은 이유로 목표주가는 132만원을 유지했지만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했다. 최근 사드 해빙 무드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사드 관련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것.
하나금융투자는 "주가 모멘텀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 관련 실적 개선과 생활용품, 음료 부문 실적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고, 한양증권도 투자 중립 의견을 내세웠지만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지난해에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매출구성으로 사드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그만큼 올해 실적 개선폭은 줄어들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그 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SK증권 △DB금융투자△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기존 목표주가를 그대로 가져갔다.
그 중 메리츠종금증권과 SK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50만원으로 조사 대상 증권사 중 최고치였다. 미래에셋대우도 투자의견을 매수보다 한 단계 아래인 단기매매로 유지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이유로 유일하게 배당을 꼽았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보통주 주당배당금(DPS)는 △2014년 4000원 △2015년 5500원 △2016년 7600원 △2017년 9000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간 주당배당액 증가와 배당성향(우선주 포함) 상승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관점이 달라 투자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리포트를 보고 참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전일보다 4.33% 내린 115만원까지 추락했다. 다만 25일 2시50분 현재는 전일 대비 2.00% 오른 117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