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면서 '치즈 통행세' '보복 출점' 등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을 자행한 혐의 탓에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약 6개월 만이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횡령 혐의로 기소된 동생 정모씨(64)와 MP그룹 임원들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MP그룹에 대해서는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에 대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요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친족에게 부당지원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익 추구를 위해 개인의 인격을 짓밟아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반성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정 전 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한 바 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업체를 선정하면서 동생 정씨가 운영하는 회사를 중간업체로 끼워넣어 가격을 부풀리고, 이익 5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지난 2016년 2월부터 1년간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들이 신설한 협동조합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한 혐의로 정 전 회장을 기소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이 동생 정씨로 하여금 부당이익을 취하게 해 치즈 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다. 공급 가격은 정상적으로 형성됐다"며 "정 전 회장이 탈퇴 가맹점주들이 조직한 피자연합의 영업을 강제하거나 보복 출점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충분치 않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어 "기울어가는 토종 피자기업을 마지막으로 살리는 기회를 빼앗는다면 정 전 회장과 가맹점주에게 너무나 가혹한 피해를 초래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정 전 회장이 딸과 사촌형제, 사돈 등 친·인척을 MP그룹 직원으로 허위 취업시키고 29억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점과 점주들로부터 광고비 집행 용도로 받은 5억7000만원을 빼돌려 가로챈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또 정 전 회장이 차명으로 운영한 가맹점에 대한 상표권 7억6000만원을 면제하고 이 가맹점에 파견된 본사 직원들 급여 14억원을 청구하지 않아 회사에 64억6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유죄가 인정됐다.
한편, 정 전 회장 측은 일부 유죄 부분에 대해 즉각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