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가계와 부동산에 쏠린 자금 흐름을 바꾸기 위해 금융권 자본규제를 전면 개편한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등 개편 태스크포스(TF) 마무리 회의를 개최하고 자본규제 개편 최종안을 논의·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자본규제 개편안은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회복하고, 생산·혁신적 분야로 자금이 배분될 수 있도록 금융 유인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것으로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대출 시 금융기관들이 자본을 더 쌓도록 대출에 부담을 늘려 규모를 줄이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이번 자본규제 개편안을 통해 최대 5년 이내에 40조원 수준의 가계대출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본규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은행권 고위험 주담대(LTV 60% 초과)에 대한 추가 자본규제 등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과도한 가계대출 취급유인 억제 △ 가계·부동산 등 특정부문 자산편중위험을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 영업규제 등 도입 △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자본규제, 자산건전성 분류, 대손충당금 적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센티브 강구 등 세 가지다.
먼저 은행·저축은행·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중 LTV가 과도한 대출 등에 대해 자본규제 부담을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주택가격 하락이란 잠재리스크 등을 감안해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현행 35%~50% 수준이던 은행 및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치를 70%로 상향하고, 보험사의 위험계수를 현행 2.8%에서 5.6%로 조정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고위험 주담대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저축은행은 여타 업권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평가받던 요주의 여신 분류 기준도 완화돼 '정상' 등급으로 상향 분류되는 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예대율 산정방식도 바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차등화해 과도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중치 수준은 15% 내외로 하되, 향후 가계부채 추이 등에 따라 조정된다. 현재 98.1% 수준인 시중은행 전체 평균 예대율은 가중치가 적용될 경우 99.6%로 올라간다.
또 가계신용의 급격한 팽창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이 도입된다. 이는 가계대출을 늘릴 때 은행이 자본을 더 쌓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가 가계대출에 0∼2.5%의 완충자본 적립을 결정하면 각 은행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서 가계신용 비중을 적용해 추가 보통주 적립 비율이 정해진다. 이를 지키지 못한 은행은 이익 배당이나 상여금 지급에 제한을 받는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집합투자증권에 대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대출이 부동산에 집중될 경우 증가될 리스크 등을 감안해 자본부담(위험액)을 상향한다.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0%~32%까지 거래상대방별 위험값 적용을 적용해왔지만 장기 부동산 대출(PF 등)에 대해서는 현행 위험값에 일정비율을 가산한다.
혁신벤처기업에의 자본 유입 확대를 위해 중소·벤처기업에 투·융자할 경우 자본활용 부담을 대폭 완화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주식집중 보유에 따른 위험액 가산을 면제해주고, 신용 공여를 할 경우에는 대출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차등화 되도록 개선했다.
중기특화증권사 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는 코넥스와 동일하게 위험도가 인식되는 코스닥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6~12%에서 5~10%로 낮아진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자본규제 개편방안은 금융위 '생산적 자금중개 기능'을 정책으로 구체화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자본규제 등 자금중개 유인체계는 올바르게 설계되고 또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속조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되, 개별 금융회사별로 여건이 다른 만큼, 규정개정 과정 등에서 시장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유예기간 부여 등도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