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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닻' 케이프투자증권, SK證 인수 좌초하나

금융당국 "불승인 의견 쪽으로 논의 진행 중" 케이프 "절차대로 진행될 것"

한예주 기자 기자  2018.01.05 17: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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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을 남겨뒀던 SK증권 매각에 결국 걸림돌이 생겼다. 생각보다 미뤄지던 승인 심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은 계속 제시됐었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큰 무리 없이 당국 심사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었으나 전날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 관계자는 "케이프의 SK증권 인수안은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과정에서 현재의 자금조달구조나 프라이빗에퀴티(PEF) 형태로는 문제가 있어 불승인 의견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케이프는 옛 LIG투자증권 인수 당시에도 자금조달 구조를 두고 불협화음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LIG투자증권 노조는 "인수대금의 절반이 빚"이라며 "부채로만 이뤄진 인수자금과 무리한 수익제시 등의 문제가 있는 인수는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승인했다. 이에 케이프 측은 SK증권 매각 또한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자체 진단을 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통보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며 "PEF와 같은 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들어와야 하는데 들은 바가 없다"고 응대했다. 논란이 있는 자금조달 문제도 이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SK홀딩스 측 또한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잘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물론 이 같은 증권사의 매각 불발 이슈가 처음은 아니다. 과거 KB금융의 KDB대우증권 매각 시도를 비롯해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5년 KB금융은 은행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대우증권 인수를 시도했다. 윤종규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에는 무산됐다.

당시 금융권의 들리던 말을 모으면 KB금융은 인수가로 2조1000억원 이하를 제시했다. 그러나 승자가 된 미래에셋은 이보다 3000억원 이상 많은 2조45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지난 4월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 대부업을 기반 삼아 덩치를 키운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매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논란이 되던 가격문제로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호반건설과도 인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전의 증권사 매각 이슈들 때문인지 아직 금융당국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인수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케이프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5일 종가기준 케이프(064820)는 코스닥시장에서 전일대비 6.12% 하락한 29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케이프의 SK증권 인수가 무사히 끝날지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추석과 국정감시 기간이 겹쳐 심사결과가 지체됐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SK증권이 다시 M&A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매각이 부산될 경우 지주회사로 전환한 SK그룹은 금산분리를 요구하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게 된다. 2015년 8월 SK와 SK C&C가 합병해 지주사 SK가 출범하면서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SK증권 매각에 나섰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