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8.01.05 17:20:42
[프라임경제] "아이폰 판매량이요? 사실 애플이 성능조작으로 소비자들을 기망한데다 유독 한국 소비자들을 홀대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매출이 떨어지면 어쩌지 고민했는데…. 오히려 저희 매장은 아이폰 판매량이 늘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한 판매점주
글로벌기업 애플의 '의도적 기기 성능 저하' '한국 소비자 홀대' 논란에도, 국내 아이폰 판매량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내에서 애플 아이폰 집단소송에 참여한 인원은 5일 오전 기준 법무법인 한누리 33만명, 법무법인 휘명 5000명,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 150명 등 33만5150명가량으로 확인됐다. 이는 각각 8일, 9일, 2일만의 기록으로, 현재도 빠른 속도로 참가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인원이 많자 1차 신청을 조기 마감하고 2, 3차 신청을 받아 추후에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처럼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지만, 4일과 5일 양일간 서울 주요 이동통신3사 대리점과 신도림 테크노마트 집단상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전혀 아이폰 판매에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워낙 팬층이 두터운 제품이라 가격이 비싸든 성능저하 논란이 있든 살 사람은 다 사는 것 같다"며 "애플의 무성의한 사과와 2% 부족한 대응책(배터리 교체비용 할인)이 나온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응대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직영점 관계자도 "우리 매장은 오히려 아이폰 성능저하 논란 후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며 업계 의견에 힘을 더했다.
이어 "일례로 아이폰X 고가논란이 일던 출시 초에도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며 "일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폰8을 선택하는 등 '아이폰'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고민하더라"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성지로 불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집단상가도 마찬가지였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모이는 집단상가라 그런지 이번 애플의 갑질 논란의 영향은 전혀 없다"며 "상담 중 성능저하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집단상가에 위치한 매장 5곳의 판매량을 취합한 결과, 매장당 일평균 50여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하는데, 이 중 35%가 아이폰이었다. 특히 아이폰8은 삼성전자(005930)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이어 두 번째로 잘 팔린다는 전언을 들을 수 있었다.
구형 아이폰 매니아층의 애플에 대한 반발이 확산됨에도, 재차 그들의 제품을 구매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풍경은 '신제품은 괜찮겠지'라는 아이폰 마니아층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광화문 근처 KT 직영점에서 아이폰8을 개통한 김모씨(32)는 "애플의 성능저하 이슈는 기사로 접해서 알고 있다"며 "이번에 크게 이슈됐는데, 앞으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여기 더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해보지 않아 어색할 것 같다"며 "문제가 더 생기지 않는 이상 아이폰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폰 판매량은 급속도로 저하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휘영 법무법인 휘명 변호사는 "그간 애플의 사후서비스(AS)에 불만이 제기되면서도, 충성고객이 형성된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의 체계적인 SW업데이트를 통한 지원에서 쌓인 신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그들은 애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깨졌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에는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12월 초 구형 아이폰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iOS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는 미국 IT 제품 평가 사이트 '긱벤치'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고, 분노한 미국 소비자들에 의해 집단소송이 이어지자 애플은 "배터리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전원 꺼짐을 막기 위해 아이폰 속도를 제한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