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한결같이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일시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수익 극대화에 사활을 걸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와 국내외 금융 불안, 북한 리스크 등 연초부터 겹겹이 쌓인 불확실한 환경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그룹 내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계열사 간 칸막이를 허무는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여기에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 목표를 더한 새해 경영 목표를 세웠다.
◆KB금융, One Firm, One KB
KB금융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굳게 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면서 모든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과감하게 바꿀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자산운용, 캐피탈을 필두로 계열사별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부문별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업이 이뤄진다면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평소에 강조하는 One Firm, One KB(원 펌 원 KB)를 재차 주문하면서 고객 중심의 서비스도 역설했다.
그는 "고객의 요구를 더 정확하고 적기에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분석조직을 강화했다"며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체질화돼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적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디지털금융 생태계와 글로벌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도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 분야는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내재화 노력과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KB를 중심으로 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고객 친화적 디지털라이제이션 경쟁력을 확보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이제는 실질적 성과를 위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고 알렸다.
◆신한금융, One 신한으로 'SMART 전략'
신한금융도 계열사 협업을 위해 지주, 은행, 금융투자, 생명 네 개사 겸직의 그룹 투자사업부문(GID)을 출범시켜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의 실행도 가속화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올해 신한은 성장전략을 다각화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고 글로벌과 자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험과 기회가 혼재된 뷰카(VUCA·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회 환경)시대를 뚫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 높은 사고방식과 변화를 앞지르는 신속한 실행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신한으로의 빠른 전환과 인재 구성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신한의 중기 지향점인 '2020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도약' 비전 달성을 위한 '2020 프로젝트'의 이름을 '2020 스마트 프로젝트'로 업그레이드했다.
조 회장은 "신한의 일하는 방식인 'SMART'를 전략 수립과 실행 과정에 더 충실히 구현하면 올해부터 실질적 성과 창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SMART'는 △구체적(Specific) △측정 가능한(Measurable) △실행중심(Action-oriented) △현실적인(Realistic) △시간 중심(Time-based)의 약어다.
◆하나금융, 新경쟁력 '금융기관+핀테크업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금융기관의 단일 영업 같은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경쟁에 살아남기 어렵다며, 금융기관과 핀테크업체의 경쟁·협업을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전통 금융기관과 핀테크업체가 서로 경쟁·협업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가지만 고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이용할 수 있는 '참여형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모든 것이 연결되는 만물인터넷(IOE)시대에는 이종산업뿐 아니라 경쟁사까지 포함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GLN을 통해 하나멤버스의 가치를 입증하고 참여형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이 주목한 것은 '휴머니티에 기반 한 혁신과 디지털 기술'이다.
그는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은 혁신뿐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에 스며들어야 하므로 고객 입장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NH농협금융, 디지털금융 전략 독보적 경쟁력 확보
NH농협금융지주는 이종 플랫폼 협업을 통해 결합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금은 스타벅스가 금융회사로,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서비스업체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며 "농협금융도 국내 대표 플랫폼과의 협업 등으로 차별성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김 회장은 "디지털은 파급력이 매우 빠르다는 특수성 때문에 선점하지 않으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어떤 산업, 어떤 금융사도 디지털금융을 전략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금융사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자"고 임직원에게 부탁했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오픈 플랫폼', 고객상담 인공지능 시스템 '아르미'를 넘어 올해 디지털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국내 대표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신규 고객 유치와 마케팅을 확대하는 'TO 플랫폼 전략' 올원뱅크·스마트고지서 등 모바일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 플랫폼 전략' 등을 적극 전개하며 차별성을 만든다는 청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