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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상장폐지사, 투자위험도 갑절로…

"전년 대비 58.97% 늘어…정리매매 기간에 보수적 접근 필요"

한예주 기자 기자  2017.12.29 1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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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한 해 연일 최고가를 찍던 주식 흐름에 탑승하고자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IPO 시장 호황과 다르게 상장폐지를 하게 된 기업들의 수 또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 시기에 주식을 다수 구입하며 위험한 투자를 해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017년 IPO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수는 스팩상장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시장 8개사, 코스닥시장 54개사 등 총 62개사로 집계됐다.

신규 상장한 기업은 전년도 69개사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공모규모는 작년 6조4000억원을 뛰어넘는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으로 10조원을 돌파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IPO시장의 성장은 올해도 지속됐다.

넷마블게임즈, ING생명와 같이 공모규모 1조원이 넘는 유가증권시장 대어들이 힘을 줬고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필두로 한 코스닥 기업들의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중소형기업들의 활약도 IPO 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상장이 폐지된 회사의 수는 작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28일 기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현황을 보면 올해 상장폐지를 결정한 종목은 총 62개사다. 작년 한 해 상장폐지종목인 39개보다 58.97% 늘어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이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코스닥시장은 20건, 코넥스시장은 16건의 종목이 리스트에서 이름을 지웠다.

상장폐지 사유는 신청에 의한 폐지와 감사의견 의견거절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미제출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후 1개월 이내 동 사유 미해소 8건, 해산사유발생 7건, 피흡수합병 5건, 코스닥 이전상장 4건 등의 순이었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은 투자자에게 최종 매매기회를 주기 위해 일정기간 정리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한 후 상장을 폐지한다. 보통 매매일 기준 5~15일간 이뤄지는데 이들 종목은 단일가 매매를 통해 30분 단위로 거래되며 가격제한폭이 없다. 이에 하루 손실폭을 예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퇴출이 예고돼 있어 이익을 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처럼 위험한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어 올해 평균 70%를 넘는 손실을 입었다. 흔히 정리매매 기간의 주식 거래를 '폭탄돌리기'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최근 상장폐지된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정리매매 기간 중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급증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KB증권(옛 현대증권)이 주관을 맡아 상장한 중국원양자원은 유가증권시장에 존재한 유일한 중국기업이었다. 회사는 허위공시, 회계부실 등으로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처분을 받았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여 위험한 투자를 했다.

중국원양자원의 정리매매기간 첫날인 9월18일 78%까지 주가는 하락했고, 19일과 20일에도 각각 11%와 37% 내려갔다. 21일 87% 뛰었지만 22일 다시 49% 가량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가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정리매매 기간인 닷새 동안 중국원양자원의 주식을 약 213만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12만주 가까이 팔아치웠다.

정리매매 수익률이 평균에 못 미치는 종목도 많다. 보루네오와 넥솔론, 한진해운, 에스에스컴텍, 비엔씨컴퍼니, 신양오라컴, 우전, 케이엔씨글로벌을 비롯한 12개사는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이 -90% 안팎이었다.

이와 관련,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정리매매 기간 이후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막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단타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있다"며 "투자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