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9년 3월부터 국내에서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특징으로 한 '5G' 상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주력 사업 체계 전반을 흔드는 5G 상용화까지 1년 이상 남은 현재부터 5G의 핵심 '통신 망'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다투는 중이다.
지난 26일 KT(030200)는 "지난 12월21일 SK텔레콤(017670)에 'KT가 권한을 가진 올림픽 중계망 관로에 무단으로 포설한 광케이블을 신속히 철거하라'는 요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은 국가의 대사인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 국민과 KT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KT가 문제시한 'SK텔레콤의 올림픽 중계망 관로 무단 포설' 문제는 이달 초 처음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 당일에도 KT는 적극적으로 입장자료를 배포해 유감을 표했다. KT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19일, 100여명의 기자 앞에서 추가 망 훼손지역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리고 이번에 추가 입장자료까지 배포한 것.
더욱이 이날 KT의 발표는 지난 20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입장자료를 통해 "통신 3사 협의체를 통해 통신망 구축에 앞서 관로 및 내관 사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논란 확대 방지 뜻을 밝힌 이후의 일이라 배경에 관심이 모였다.
사과를 요구하는 KT의 추가 입장자료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와 조직위 관계자가 모여 이번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기로 합의를 했고, 조직위가 논란 확대를 우려하는 입장 자료를 배포했는데, KT가 이런 자료를 낸 이유를 모르겠다"며 "과도한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도 가능하다"고 날을 세웠다.
KT 내부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한 추가 발표를 놓고 적절성에 대한 의견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KT가 '망 훼손 논란'에 불을 지피는 이유는 '망 소유권' 강조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KT 발표 전인 지난 22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송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5G 상용화에 앞서 통신 망을 공동 사용하는 '필수설비 공동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필수설비는 전주·광케이블·관로 등 통신사업에 꼭 필요한 유선망 설비로, 새 정부는 이를 공유해 이통사의 5G 설비 투자비를 효율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수설비 공동 활용과 관련해 주로 망을 빌려 쓰는 SK텔레콤과 LG플러스(032640)는 활성화를 환영하는 반면, 망을 빌려줘야 하는 KT는 달갑지 않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필수설비 공동 활용과 관련해 "투자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국가의 유무선 네트워크 밸런스를 파괴할 수 있다"고 언급키도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KT가 보유한 전주는 전체 93.8%, 관로는 72.5%, 광케이블은 53.9%를 보유하는 등 KT가 통신 필수설비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필수설비 공동활용과 이번 평창 관로 훼손 논란이 직접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KT가 망 소유권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키운 것 같다"고 바라봤다.
KT 관계자는 "필수설비 공동 활용과 이번 평창 망 훼손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필수설비 공동 활용에 대해선 "필수설비 공동 활용의 이유로 투자 효율화가 언급되지만, 투자는 안 하고 기존 망을 빌려 이용하는 '무임승차'가 가능할 수 있는 배경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5G를 둘러싸고 KT가 통신망 소유권을 강하게 드러내는 반면, 정부는 통신망 일부를 공동 활용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력해 향후 양 측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28일 4차산업혁명위원회 3차 회의에 내년 6월 필수설비 공동 활용을 위시한 전기통신설비 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을 안건으로 올려 법제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정부는 사업자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 과장은 "통신사 협조가 필요하니 통신사와 충분히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