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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륙의 갑질' 샤오미, 韓 총판에 불공정 계약…내년 제품가격 대폭↑

불공정 계약 위해 국내 유통·AS망 깔린 대기업 외면하고 중소기업 선택 의혹

임재덕 기자 기자  2017.12.22 11: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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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설립 7년만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국내 총판들에 도를 넘는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오미는 보증기간 내에도 AS의무를 지지 않겠다는 조항을 비롯해 최소구매금액, 대금지급 일정 등 한국총판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이끌어냈다. 특히 제품 밀어내기와 같은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강매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규모가 작은 한국시장엔 '안 팔아도 그만'이라는 중국 기업들의 전형적인 마인드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국내시장에 유통·AS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을 외면하고 중소기업을 한국총판으로 선정한 이유가 '불공정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중이다.

샤오미의 한국총판에 대한 갑질 영향은 당장 여우미가 단독 생태계회사로 편입되는 내년부터 '가격 상승'이라는 소비자 피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본지가 입수한 샤오미 한국총판 계약서를 보면, 샤오미는 여우미·코마트레이드(IoT), 지모비코리아(스마트폰) 등 한국총판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모든 자사 제품에 대해 보증기간 내에도 AS(사후서비스) 의무를 지지 않는다. 제품 수리에 필요한 부품 또한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총판사에 공급되는 제품 1000개 중 3개(0.3%)에 해당하는 가격을 AS 지원금으로 총 판매가에서 감액해준다. 그러나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샤오미 제품은 한국총판이 책임지고 AS를 제공해야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총판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국총판사 한 관계자는 "한국총판들이 1년 보증기간에 무상수리 지원하겠다고 홍보하는데, 이것은 모두 과장 및 허위광고"라며 "2년간 유지된 총판기간에 샤오미가 제시한 0.3%의 AS지원금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샤오미 본사 지원 없이는 현재 이익구조에서 오프라인 AS센터 세우고 기술자를 육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초기에는 샤오미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 판매용으로 구입한 제품에서 부품을 추출해 AS했지만 적자가 나 어쩔 수 없이 고객과실, 유상수리로 유도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작은 韓 해도 안해도 그만?…이정도 감수 안 할거면 하지마"

한국총판들이 제대로 된 AS를 제공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샤오미의 갑질 계약서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샤오미는 이 계약서에서 최소구매수량(MOQ)을 금액 단위로 정했다. 일례로 한 국내총판은 샤오미에게서 첫해에 800억, 이듬해 1200억원의 최소구매금액을 배정받았다.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맞춰야 했다.

샤오미는 수만원대 저가 제품이 주력이기에 최소구매금액을 맞추려면 수량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늘어난 수량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국내총판들은 이익이 많이 남지 않는 온라인 도매에 집중했다. 게다가 한국총판들 사이에 저가경쟁이 붙어 이익률을 3~5%로 낮춰 잡을 수밖에 없었다.

800억원에 달하는 제품을 '전부' 판매해야만 24~40억원이 남는 셈인데 마케팅, 인건비, 관세 등 제반비용을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게 없어 AS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하소연이다.

샤오미의 갑질은 이뿐 아니다. 한국총판은 제품이 선적되기도 전에 구매금액 전체를 지급해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일부 금액을 계약금으로 예치한 후, 물건 이상유무를 확인한 뒤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그러나 샤오미는 구매 주문이 확정된 후 2 영업일 이내에 인보이스 금액의 10%를 선급금으로 예치, 나머지 금액(90%) 또한 인도일 7일 전에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특히 주문 확정 후 10 영업일 이내에 입금되지 않을 경우 총판계약이 해지된다는 조항이 있어 총판업체들은 수량이 부족하거나 불량품이 포함된 사례가 더러 있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지급했다. 물론 불량이나 부족분이 소량일 경우 '을(乙)'의 입장에서 감수해야 했다.

샤오미는 한국총판에 특정 제품의 구매수량을 정해주는 등 '제품 밀어내기'도 자행했다. 제품 밀어내기는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강매하는 행위다.

한국총판 중 하나인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의 강매에 따른 재고문제로 도산 위기에 처했었다는 전언도 들린다.

코마트레이드는 과거 샤오미 무드등 '이라이트'의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우려, 소량을 주문했지만 샤오미 측에서 "이라이트 5만대는 받아야 돼"라며 압박해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했다. 결국 이 제품은 재고가 쌓여 떨이에 판매됐다.

샤오미 한국총판사들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샤오미가 한국총판에 이토록 당당한 이유는 '한국의 작은 시장규모' 때문이다. 중국, 인도, 미국 등 비교적 큰 시장에 주력하는 샤오미에 우리나라 시장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곳으로 인식된 것이다.

한국총판사 다른 관계자는 "중국계 회사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샤오미는 유독 이정도 요구도 안들어줄거면 규모가 작은 한국에는 판매 안해도 된다는 마인드가 박혀있다"고 짚었다.

여기 더해 "애초에 유수의 대기업을 제치고 중소기업 두 곳을 총판으로 선정한 것은 이 같은 부당한 계약도 받아들일 '부리기 쉬운' 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샤오미가 국내시장을 정말 제대로 진입하고 싶었다면, 이미 AS 및 유통 인프라가 갖춰진 대기업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당시 샤오미 한국총판에 지원한 기업 중에는 SK(034730), 애경(006840), 롯데하이마트(071840) 등 굴지의 대기업들도 다수 포함돼있었다. 어느 곳보다 애경은 중국을 상징하는 레드 색상을 활용한 환영이벤트를 여는 등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AS 외면으로 소비자만 피해…여우미 "내년 제품 판매가 올려 AS 투자"

여우미는 내년부터 AS 질 향상을 위해 제품 판매가를 높이기로 했다. 로봇청소기, 나인봇, TV 등 수십만원대 고가 제품을 지속 선보이는 샤오미 제품 로드맵상 AS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여우미는 내년 오프라인 AS센터 2곳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여우미 관계자는 "내년 샤오미의 투자를 받아 전국 5개 광역시 중 두 곳에 AS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우미 대리점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기존에 판매되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되, 내년 새로 출시되는 80여종의 제품은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내년 3월 유일한 경쟁사인 코마트레이드와 샤오미의 계약이 만료됨으로써 가능한 밑그림이다. 코마트레이드는 현재 임직원 임금·거래처 대금 체불 및 이준석 대표의 구속 등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 계약연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지금껏 양사는 국내시장에서 선의의 경쟁구도를 유지하며 저가에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공급했다. 그러나, 여우미 단독 한국총판 체제가 되는 내년부터는 경쟁사를 의식해 이익률을 최소화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내년 샤오미 제품 가격 상승에는 여우미의 특이한 구조 탓도 있다. 한국총판 여우미는 중국 난경에 위치한 여우미의 한국지사다. 한국총판 계약을 난경 여우미가 맺었기에 샤오미는 난경 여우미에 제품을 공급한다. 샤오미에서 난경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한 차례 유통과정이 더해져 최초 제품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에서 직접 물건을 받아오는 구조인 만큼 여우미와 최초 제품단가에서 이점이 있어 저가경쟁을 주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구상은 유통 및 AS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에 판매권을 주는 것이지만, 이 같은 계약 조건으로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여우미를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AS를 대폭 지원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내년에도 여우미 외에 코마트레이드와 같은 경쟁사를 붙여 지속적인 견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한편, 샤오미는 현재 여우미에 대한 지분투자를 앞두고 실사 중이다. 샤오미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투자 규모를 결정, 내년 1월 중 일부 주식에 대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에 따라 여우미는 내년부터 샤오미의 생태계회사(자회사)에 편입되거나 한국총판으로 남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