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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주류 결산] '과열' 내수시장, 숨구멍은 해외시장?

과포화 소주시장 · 치열한 맥주시장…실적부진 만회 총력

하영인 기자 기자  2017.12.20 09: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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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주류브랜드들이 실적악화로 고배를 마시고 있다. 국내 소주시장은 이미 각사만의 장점이 없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맥주시장에서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 공세에 위축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류브랜드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에 맞서 끊임없는 변화로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60% △하이트진로 26% △롯데주류 4% △수입맥주가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수입맥주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로 집계됐다. 때문에 통상 1~2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해왔던 주류업계 관행이 무색하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제품 소식이 심심찮게 나왔다. 

이와 함께 소주시장 점유율은 참이슬(하이트진로)이 약 50%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처음처럼(롯데주류)과 좋은데이(무학)가 뒤를 이었다. 더욱이 올해는 신세계그룹이 제주소주를 인수해 푸른밤을 론칭, 부산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시원블루의 리뉴얼 제품 대선소주를 앞세워 승승장구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소주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 

◆'신제품 최다' 오비맥주의 연이은 파격행보

먼저, 국내 맥주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최근 2년간 신제품을 7개나 시장에 내놨다. 올해만 보면 △호가든 체리(3월) 및 레몬(7월) △믹스테일 아이스(6월) 등이 있다. 

특히 올 초에는 카스 출시 후 23년 만에 이노베이션 일환으로 병을 완전히 교체했다. 오래된 브랜드이기에 새로운 요소를 고민하던 오비맥주가 역동적인 이미지와 젊음, 혁신을 강조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새로운 카스 후레쉬 병은 첨단기술을 적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고 무게를 30g 줄여 실용성을 강화했다. 

여기 더해 캔 제품에도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프레시 탭(Fresh Tab)' 기술을 적용하는 변화를 꾀했다. 이는 오비맥주의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의 특허기술로, 이 기술은 캔 상단에 별도 작은 숨구멍(벤트 홀)을 특수 설계해 맥주를 마실 때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더불어 캔을 딴 뒤 작은 탭을 한 번 더 눌러주면 작은 환기구가 열려 맥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오비맥주는 "한국맥주는 맛이 없다"는 선입견에 맞서고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요리사 고든 램지를 모델로 기용해 "맥주는 기호 식품으로 취향의 문제"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힘썼다. 

이외에도 당초 올해 중국을 위시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려 했던 오비맥주는 사드문제로 제동이 걸렸지만 최근 해당 갈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자 내년에 재도전을 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카스를 아시아 대표 맥주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실적부진 하이트진로에 복덩이 '필라이트' 등장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000080)는 참이슬 등을 앞세워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맥주사업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 판매부진으로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계속된 실적부진에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5년여만에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진행해 직원 300여명과 임원 10여명의 퇴직위로금 548억원을 지급했다.

그럼에도 1분기 274억원을 기록했던 하이트진로의 영업손실은 상반기 434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103.9% 신장한 영업이익(566억원)을 달성하면서 분위기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9월에 시작된 노동조합의 파업 장기화가 생산 및 공급차질로 이어진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이트진로는 최근 3개의 맥주공장 가운데 1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현재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하이트진로는 신제품을 출시와 함께 해외에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전망을 밝게 그려나가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가성비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국내 첫 발포주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 캔이 판매되는 저력을 보여줘 돌풍을 일으켰다. 또 '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한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점으로 수출에 나섰고, 베트남 현지법인 하이트진로베트남가 지난 10월 하노이에 해외 첫 소주브랜드 전문점 '하이트진로포차' 1호점을 오픈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베트남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252만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2호점을 열고 2020년까지 사업을 확대해 매장수를 2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이트진로는 올해 캄보디아에서의 소주판매량이 전년 대비 318% 성장한 약 5만1000상자에 달하는 등 내수시장과 대비되는 긍정적 행보를 해외시장에서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관련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93.9% 증가한 16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필라이트 판매량은 올해 400만상자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800만상자에 육박하고, 최근 모든 지방에서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롯데주류 야심작 '피츠' 실패, '대장부' 수출 청신호

마지막으로 지난 6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이하 피츠)' 출시에 사활을 걸었던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주류부문(이하 롯데주류)은 실적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피츠는 출시 한 달 만에 1500만병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지 못한데다 상표표절 논란에도 휩싸였다. 

롯데주류의 국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1863억원을 기록했지만, 이 기간 15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3분기에도 이어져 2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맥주부문 마케팅 판촉비가 증가한 점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주류는 지난 7월 초 예정이었던 맥주 2공장 가동도 한 달가량 지연되면서 예상출고량이 줄어드는 악조건에도 부딪쳤다.

이처럼 내수시장에서 바람 잘 날 없는 롯데주류지만 해외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주류는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앞세워 지난 6월 미국시장 1만2000병, 대만시장에 6500병을 수출하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같은 달 미국 최대 규모 주류 품평회(SIP)에서 소주부문 은상을 받았으며, 7월에는 캐나다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롯데주류는 내년 1월부터 수출전용 제품 '순하리 딸기'를 해외시장 판매를 앞둔 상황. 롯데주류는 딸기가 동남아에서는 귀한 과일로 인식되는 만큼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순하리 딸기는 아직 출시 전이지만 현지시장의 관심도가 높아 초도 10만병 가량 물량판매처를 확보한 상태"라며 "초도물량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 현지 대형마트와 업소에서 판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통 주류업체 국순당(043650)도 실적부진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순당은 야관문을 발효시켜 만든 신제품 '수리(秀利)'를 비롯해 쌀·커피로 만든 신개념 막걸리 '막걸리카노'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전통주를 알리는데 앞장서는 등 자신들만의 고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