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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중근 부영 회장 '출국금지'

캄보디아 현지법인 수천억대 자금대여 주목

이수영 기자 기자  2017.12.11 15: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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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검찰이 최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법조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국세청이 각각 허위 계열사 자료 제출, 세금탈루 의혹으로 이 회장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그를 출국금지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이 배정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공조부)는 부영이 계열사를 통해 법인세 일부를 누락한 정황을 포착한 한편, 부영아파트의 분양가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로 흐른 2700억 재조명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부영의 캄보디아 신사업 관련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앞서 국세청은 이 회장이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했다며 지난해 4월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해 2월 국세청 조사4국은 부영그룹 본사에 대한 고강도 특별세무조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 신도시 조성사업 명목으로 건너간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흐름이 눈길을 끈 것이다.

현재 미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12개 현지법인을 보유한 부영은 2007년 2월과 3월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부영크메르' '부영크메르II'를 설립한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법인에는 각각 자본금 2367만원씩이 책정됐는데, 그해 12월 해당 업체들이 지분 90%씩을 이중근 회장에게 양도하면서 사실상 이 회장 개인회사가 됐다.

이후 2014년까지 부영주택은 두 법인에 대여금 형식으로 자본금의 5800배가 넘는 총 2750억원을 쏟아 부었다. 부영크메르는 설립 첫 해인 2007년 1102억원을 부영주택으로부터 차입했고 이듬해에도 770억원을 빌렸다.

업체는 차입한 돈을 형제법인인 부영크메르II에 역시 대여금 형식으로 줬는데 2010년부터 4년 동안은 부영주택이 직접 총 425억원을 대여했다.

그런데 부영주택이 2700억원 상당의 거액을 오너 개인회사에 빌려주고도 담보조차 특정하지 않았으며 최근까지 연 5.5%로 설정한 이자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이 뒤늦게 회자되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2014년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이중근 회장은 지분 거의 대부분을 부영주택에 다시 넘겼는데, 현재 해당 법인 지분의 97.75%는 부영주택에 넘어갔고, 이 회장 몫은 2.25%에 불과하다.

사업 실패에 따른 손실을 주력계열사가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인 셈인데, 실제 캄보디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두 법인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와 관련 부영 측은 "매입한 토지명부와 등기부 원본을 담보명목으로 모두 확보하고 있고, 자금 대여 과정과 흐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DJ 대선자금 악몽' 재현되나

검찰 안팎에서는 '부영주택-부영크메르-부영크메르II'로 이어지는 자금대여 고리와, 캄보디아로 건너간 회삿돈 2700억원 중 토지매입비(약 700억원 추정)를 뺀 나머지 자금의 용처가 수사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쏠린다.

여기에 공정위 고발건과 지난 10월 경제정의실철시민연합(경실련)의 경기도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의 원가허위공개 의혹 고발건도 공조부 담당 사건으로, 이 회장과 부영을 향한 검찰의 칼날은 사방에서 몰아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2004년 김대중 정부 대선자금 수사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중근 회장은 이른바 동교동계로 불리는 DJ 측 인사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를 통해 국민주택기금 최대수혜자가 됐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당시 검찰은 이 회장이 공사대금을 부풀려 27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법인세 74억원을 포탈했다며 구속 기소했고, 법원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재단 70억원대 출연 의혹이 수차례 재조명되면서 이번 수사가 이중근 회장 및 부영그룹의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부영 관계자는 "아직 검찰로부터 수사와 관련해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국세청 고발과 관련해서도 특정계열사가 법인세 일부를 누락한 게 문제가 됐을 뿐 역외탈세나 해외법인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고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