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7.12.05 15:27:07
[프라임경제] 음향시장에 '유(有)에서 무(無)'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선 이어폰 음질이 유선과 견줘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상되면서, 편의성을 앞세운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이 대세로 떠오른 것.
애플·삼성 등 글로벌기업 제품보다 절반 이상 가격을 줄인 '가성비 甲'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의 대중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스마트폰 내 이어폰 단자 제거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시장이 더욱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일 애플 내부사정에 정통한 밍치궈 KGI증권 분석가 보고서를 보면 애플은 내년도 에어팟의 출하량을 올해 두 배 수준인 2600만~2800만대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물량 공급 부족사태에 대한 애플의 타개책이다.
에어팟은 애플이 지난해 헤드폰 잭을 없앤 아이폰7을 출시하면서 함께 선보인 '완전 코드 프리'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기존 유선 이어폰의 머리 부분을 싹둑 잘라낸 듯한 형태인데다 크기가 작아 분실 위험이 높고 고가(21만9000원)로 출시돼 판매량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 판매량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에어팟은 미국 내 무선 헤드폰 및 이어폰 판매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사례로 성공 가능성을 본 소니·삼성·LG전자 등 경쟁사들도 올해 들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일찌감치 '기어 아이콘X'를 출시했다. 공개시점만 두고 보면 애플에 3개월 가량 앞선다. 그러나, 심박계 기능을 넣는 등 피트니스 이어셋 전략에 치중한 나머지 배터리 효율과 이어폰 본연의 음질에서 약점을 보이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절치부심해 지난 10월 차기작 '기어 아이콘X(2018)'을 국내 출시했다. 전작에서 혹평받던 배터리 효율과 음질 부문을 대폭 개선한 결과, 제품 초기 반응은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기어 아이콘X(2018)은 단독으로 사용할 때 최대 7시간, 스마트폰을 연동해서는 최대 5시간까지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스캐러블 코덱'(Scalable Codec)이 적용돼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음이 끊기는 현상을 줄였다. 출고가는 22만원이다.
LG전자는 지난 5월에서야 'LG 톤 플러스 프리'(모델명 HBS-F110)를 선보이며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그간 양측 이어버드(Earbud·귀에 꽂는 부분)가 선으로 연결된 넥밴드 형태의 블루투스 헤드셋에 주력해왔다.
이 제품은 넥밴드에 이어버드를 끼워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인데, 이어버드 단독으로 최대 3시간, 넥밴드 결합 시 7.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출고가는 23만9000원이다.
소니도 지난 9월 '스마트 리스닝' 기능이 탑재된 'WF-1000X'를 출시했다. 스마트 리스닝은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운드 모드를 자동 컨트롤하는 기술이다.
WF-1000X는 완충 시 최대 3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전용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9시간까지 가능하다. 케이스에서 꺼내는 동시에 이어폰 전원이 켜지며, 마지막으로 페어링된 장치에 자동 연결된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이다.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지금껏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은 고가(20만원 이상)인 탓에 대중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국내 음향전문 기업 에이투가 지난 9월 출시한 AT231은 고급 AIROHA 칩셋, 잡음·울림 제거 기능 등이 탑재돼 깔끔하고 중후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가격은 9만원대에 불과하다. 이에 출시 한 달 만에 1차 생산물량이 전부 동났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완전 코드 프리 이어폰시장의 원년"이라며 "내년에는 애플을 필두로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실린 글을 보면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중 '히어러블'(귀에 착용하는) 기기 시장은 올해만 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2%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