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말 이동통신 유통 오프라인 매장에 전면 도입된 신분증 스캐너가 또 논란이다. 당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공급업체가 한 곳이라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 했는데, 결국 정부 감사 결과 해당 계약은 위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뒷거래' 의혹이 커지고 있다.
4일 KMDA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법인 승인을 당장 취소하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합법적 기구를 설립, 통신시장의 안정과 국민 통신 후생 및 편익을 위한 역할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KMDA는 KAIT에 대해 "통신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적폐단체' '통피아(통신공무원+마피아)'"라고 꼬집으며, 위법성이 인정된 신분증 스캐너를 즉각 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3사를 회원사로 둔 KAIT가 '적폐단체'로 내몰린 배경에는 지난해 도입된 신분증 스캐너가 있다. 신분증 스캐너는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오프라인 매장에 전면 도입된 위·변조 신분증 감별 디바이스다.
이동통신 3사가 출자한 85억원으로 신분증 스캐너 체제가 도입됐지만, 신분증 스캐너의 유통과 운영은 KAIT가 이통 3사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해 실제 관련 문의는 KAIT에 해야한다.
방통위도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이 체제가 안착되도록 독려했으며, 신분증 스캐너 운영 관련 관리·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이동통신 3사와 KAIT, 그리고 방통위 간 긴밀한 논의를 통해 도입된 셈이다.
그런데 일부 중소휴대폰유통업계는 도입 초반부터 신분증 스캐너 도입에 반기를 들었다. 신분증 위변조를 감별하기에 오류가 잦다는 점, 44만원에서 10만원까지 오르내리는 '고무줄' 가격이라는 점을 문제시했다.
특히 납득할 이유 없이 공급 업체가 한 곳(보임테크놀로지)이라는 점은 특정인이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KMDA는 KAIT가 수익사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졌다.
KMDA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당시 방통위원장이던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이 직접 신분증 스캐너 현장점검을 하며 해명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최 전 위원장은 "신분증 스캐너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및 유통질서 개선을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신분증 스캐너 관련 수익사업 의혹에 대해서도 "그럴 수 없다"고 일축하며 "일정 기간 동안 보증금 10만원에 공급하고 그 이후에는 30만원에 사야하는데, 그전에 보급 받으라는 취지인데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KAIT는 대표적인 '관피아(기관+마피아)' '통피아'로 불리는 곳으로, 현재 KAIT서 발생되는 계약의 승인 처리를 담당하는 사무국장도 방통위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신분증 스캐너 도입을 둘러싼 KAIT와 방통위 간 긴밀한 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AIT가 신분증 스캐너로 수익사업을 하려 했다는 데 대한 명확한 판단은 아직 없다. 다만 KAIT를 산하에 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2일 KAIT가 총 62억원 규모의 신분증 스캐너 2만여대 납품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독점 공급하도록 수의계약한 점이 위법하다며 관련자를 징계 처리하자는 종합 감사 통지서를 발송하며 KAIT의 '거래가 부적절했음'이 드러났다.
시민단체도 이 같은 상황에 주목해 이통3사와 방통위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관련자 징계로 끝날 사건이 아니라, 신분증 스캐너 도입 시 제기되었던 여려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경실련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동통신 3사와 KAIT를 대상으로 신분증 스캐너 업체 선정과정의 특혜와 경쟁사업자 배제, 스캐너 강매에 따른 부당공동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해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또한 법적근거 없이 앞장서서 신분증 스캐너 도입을 추진하고, 기업의 이익을 대변한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과 박노익 전 이용자정책국장을 형사고발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