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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들 기장승격절차 변경 ‘반대’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1.18 13: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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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대한항공이 지난 15일부터 도입한 ‘기장승격절차 변경(안)’에 대해 이 회사 조종사노조가 “안전운항의 틀을 근본부터 흔들어 놓은 제도”라며 시행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18일 대한항공과 이 회사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측은 올초 △서열순으로 자격이 된 부기장을 최초 2배수를 선정하고 △비행을 같이한 부기장에 대해 기장이 평가한 4년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1.5배수를 다시 뽑은 뒤 △3명의 LCP(교관)에게 약 3개월에 걸쳐 6~12LEG(구간)를 비행을 하게 한 뒤 최종적으로 입과 대상자를 가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경안을 운항본부장 명의로 노조에게 통보하고 지난 15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구랍 14일부터 총 3차례에 걸쳐 문서를 통해 협의회 개최를 노조에 요구했고 같은 달 26일 노조에 “협의회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협의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노조는 이에 대해 “기장승격 절차 변경(안)은 협의 대상이 아닌 합의 사항”이라며 ‘합의 일정을 노조와 협의할 것’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항공측이 기장승격절차를 변경하려 하는 이유는 현 승격 방식인 서열에 따른 승격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측은 공지를 통해 “서열순서에 의거해 기장승격훈련과정에 입과한 부기장이 훈련 과정 이수 도중에 불합격하게 되면 당사자 본인에게 미치는 불이익은 차치하고, 회사의 운항승무원 수급 및 영업 지원에 차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훈련에 불합격한 당사자보다 서열순서가 낮은 후배 부기장들에 대한 기장승격훈련 입과까지도 지연시킨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기장승격 훈련과정을 입과하기 전에 입과 대상자에 대한 자질 및 비행기량을 사전에 점검하자는 게 대한항공측의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모든 부기장은 기장 승격을 위한 엄청난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제도 운영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의 맹점 때문에 부기장은 기장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경쟁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고, 승격 기회를 보장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의 동료들과 채점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과거에 사고가 많았던 대한항공이 안전한 항공사로 다시 평가되게 된 주된 요인은 조종사노조가 만들어진 뒤 권위주의적이었던 조종실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라며 “제도 시행으로 인해 부기장들은 기장들의 평가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조종실에서의 대화는 무조건 기장의 지시에 따르는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기장’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 고유의 업무만을 수행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소속 한 기장은 “교육과 평가는 적정한 자격을 갖춘 LCP(교관)와 DLCP(검열관)에게 부여된 임무”라며 “기장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 고유의 업무만을 수행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평가의 업무를 매 비행마다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업무지시이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조종사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승격제도의 변경은 노사 합의 사항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회사측은 이번 기장 승격제도의 변경에 대해 사용자의 인사권이기 때문에 노조와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제도의 변경으로 인해 조종사들의 노동환경이 극도로 열악해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노동조건의 심각한 변화이고 분명히 단협 사항”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서열에 따른 기장 승격도 90년대 후반부터 적체되고 있고 지금도 적체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현재의 제도로도 많은 부기장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데 그 최소한의 희망마저도 앗아가려 하고 있다”면서 제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기장승격절차 변경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17일을 기기준으로 550명이 서명을 한 상태다.

부기장들 상당수가 제도 변경에 따른 ‘공황상태’에 빠져있는 것과 달리, 일부 기장들은 그러나 기장승격절차 변경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팀 한 관계자는 “기장승격 절차 변경은 경영권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대한항공측은 이와 관련 사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18일 오후 12시까지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으나, 오후 1시30분 현재까지 답변을 보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