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다음 통화정책 결정 방향이 주목된다.
앞서 11월 초까지만 해도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게 될 경우 연준이 12월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경기부양 공약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면서 다음 달 금리인상을 확신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 17일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11월 들어 경제성장 강화, 노동시장 개선,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예상에 부합한다"며 "비교적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이 세계 경제에 상당한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 효과를 가져오고,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연준이 12월에 이어 내년에도 2~3차례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음 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현재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면 현재 1300조원이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직격탄을 날리는 셈이 되고,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경우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도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릴 경우 한(1.25%)·미(0.25~0.50%) 간 금리 차는 좁혀져 외국인 자본 유출은 불가피해진다.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고금리에 따른 고수익을 얻지 못해 국내에 머물 요인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시 이 같은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불어난 국내 가계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가계부채는 2분기 기준 1257조3000억원이다. 금융권은 그동안의 증가 추이를 볼 때 오는 24일로 예정된 한은의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현황에서 가계부채가 130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국내외 금융시장에선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고, 국내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해 국내 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가능성도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더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지만 시장은 이미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을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결정에 가계부채, 자본유출 등 리스크가 깔려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관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