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서울시의 탄천 공영주차장이 면세점 관련 뉴스와 함께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서울시에서 향후 이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인데, 왜 면세점 이슈와 맞물렸을까요?
이유는 이렇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버스 주차 용지 확보가 절실합니다. 그런데 현재 강남권 면세점을 노리는 현대백화점면세점·HDC신라면세점이 이 공간 구상의 일부를 탄천 주차장에 기대기로 했던 것이죠. 그러니 장차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문제가 복병처럼 튀어나오자 관련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존 면세점이 강북권에 주로 포진한 구도를 깨겠다는 구상을 여러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반기 면세점 특허 대전이 치열한 가운데, 강남권에 면세점 둥지를 틀겠다는 일부 업체들의 출사표가 우리 관광 산업에 새 이정표를 세울지 기대를 거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겁니다.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 특히 돈을 후하게 쓰고 가는 중국인 관광객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부분이에요.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던 단체 관광객, 이른바 '깃발 부대'의 유행이 꺾이고, 싼커(散客·흩어진 손님 즉 개별 관광객)가 새 트렌드를 본격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도 강남을 찾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는 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개별 관광객 매출 증가율을 보면, 코엑스점(250%)과 월드타워점(110%) 등 강남권 면세점 쪽이 소공점(30%)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부 호재만 가지고, 우리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중국인 특히 개별 관광객들이 우리 면세점이나 백화점, 특히 새로 문을 열 강남권 면세점에 찾아줄 것이라는 낙관의 자료로만 삼아서는 곤란해 보입니다.
일본의 백화점들이 지난 2~3년간 중국인들의 '폭매'에 기대어 좋은 시절을 누렸지만, 최근 고전하고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영업이 잘 안 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매각과 폐점 바람마저 불고 있다는 것이 일본 백화점의 현주소입니다.
당장의 외국인 효과라는 단맛에만 취해서 그들의 소비를 더 이상 이끌어내기 어려워진 상황이 될 때까지 안주하면 우리도 일본 백화점의 전철을 답습하게 되겠지요.
단체 관광객에 비해 개별 관광객들의 소비 욕구는 섬세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어찌 보면, 주차장만 잘 확보하고 가이드들이 '쇼핑몰이'를 해주기를 바라면 되던 과거가 좋았다는 것이죠. 어느 정도만 해 놓으면 일정 부분 지갑을 열고 물건을 사 들인다고 기대할 수 있었던 과거 단체 관광객 패턴과 오늘날 그리고 미래의 개별 관광객 행보는 연결고리가 계속 희미해져만 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차장 뉴스에 뒤이어 이른바 강남 면세점을 노리는 주자들이 '문화'에 신경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점은 특히 반갑습니다.
사실 강남이 기존에도 내세울 관광 특이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가 지난 9월 내놓은 자료에서는 한국 종합병원에서의 외국인 관광객 카드 지출(올 상반기)은 별반 성장하지 않았지만, 개인병원에서의 카드 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44% 더 성장했다고 합니다.
중증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종합병원 지출이 감소하고, 중국인들의 성형외과·피부과 개인병원 지출 증가에 힘입었다는 풀이가 뒤따릅니다. 네, 이게 바로 강남 성형외과의 힘이지요. 하지만 이런 '성형관광' 소비 하나에만 '강남 전체'를 맡겨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바로 이 대목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남권에 아이돌 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이슈로 군불을 지피겠다고 선언한 것이 눈길을 끕니다. 시내면세점 2호점 설립에 도전하는 신세계그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문화 체험 공간으로 리뉴얼을 완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관광객 유치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해 호사가들이 주시 중이죠.
우리 조상들은 겉모양은 별로지만 내용이 훌륭한, 그야말로 내실있는 경우를 가리켜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를 빌려, 강남 면세점은 '주차장보다 문화맛, 콘텐츠맛'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