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버지께서 식사 중에 말씀하셨다. "타이어 좀 손봐야겠다. 펑크가 난 것 같아."
대수롭지 않은 말씀에 나도 별 생각 없이 아침 일찍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람이 좀 빠진 것 뿐이겠지 싶었는데, 뒷바퀴 하나가 갈갈이 찢어져 있었다.
아버지께서 어디 멀리 다녀오시는 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면, 아마도 큰 사고가 생겼을 것이 분명했다. 급히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보조타이어로 교체한 후, 전문 대리점을 찾아 제대로 수리를 완료했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난 후에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든이 다 되신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두어 번은 친구분들과 시외로 나가는 것을 즐기신다. 만약 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찢어졌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내는 얼마 전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했다. 꽤 오랫동안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잔뜩 흥분했었다. 그런데 구입한 지 얼마되지 않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제조사는 급히 교체해 줬지만 또 다시 문제가 발생됐고 결국 환불까지 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돈으로 바꿔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로서는 그만한 성능의 스마트폰이 없어서 대체할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다. 아내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매일 밤마다 전전긍긍이다.
운행중에 타이어가 찢어진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심각한 문제였다. 자칫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으셨다.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게다가 타이어를 전면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차량의 전반적인 부분을 손보기까지 했다.
당분간 차는 아무런 이상없이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전화위복이란 말은 이럴 때 제격인 듯 하다.
아내는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돼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생각지도 못했던 불량사고가 발생했다. 지금은 아내의 스마트폰이 아주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기쁨과 슬픔은 함께 온다. 행복과 불행은 결코 따로 놀지 않는다. 기쁜 일이 생겼다고 해서 방방 뛰며 좋아할 것도 아니고, 슬픈 일이 생겼다고 해서 곧 죽을 듯 인상을 쓸 일도 아니다.
기쁘고 행복한 일이 생기면 겸손할 줄 알아야 하며, 슬프고 불행한 일이 닥치면 이제 곧 다가올 환희의 순간을 차분하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빛은 어둠을 몰고 오고, 몰아치는 비바람을 느껴봐야 가을 하늘에 반할 수 있다.
우리 삶은 언제나 행복과 불행의 반복이며, 사소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야만 지금을 즐길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깊은 강물처럼, 내 마음이 평정을 찾을 때 비로소 삶은 두려울 것이 없어진다. 흔들리지 않는 삶을 간절히 바래본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