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친환경자동차가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렸나보다. 오죽하면 정부가 국내 완성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총 판매대수 중 일정한 비율을 탄소배출이 없는 차로 채우는 제도다.
지난 19일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국내에서도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하는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라며 "다만, 도입시기와 의무판매 비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행보나 다름없다. 정부가 이렇게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현재 국내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총 2401대. 올해 판매목표량인 1만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열악한 국내 전기차시장을 고려해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는 소비자들에게 구매보조금을 주는 것 외에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우려의 목소리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대부분이 시기상조라는 쓴소리들이다.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며 소비자들의 반응은 더욱 차가웠다.
일단, 전기차 민간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구매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해소되지 않았고, 실제로 미국·중국·일본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초기에 비해 늘어났다고는 해도 전기차의 핵심인 주행거리나 충전시간 등 기술적인 문제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충전인프라다. 수원에서 서울로 전기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해본 전모씨(34·남)는 이동하는 구간에 딱히 충전소도 없고, 차량이 갑자기 멈출까봐 조마조마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트나 공공시설에 설치된 충전시설에는 일반 자동차들이 매번 주차 돼 있거나, 힘들게 충전소를 찾아도 먼저 온 사람들의 충전시간을 기다릴 만큼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사람은 드물다. 더욱이 공공시설이 아닌 아파트에 충전소를 설치하자니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은 3524기, 중국은 1만2101기, 일본은 5990기의 급속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작 537기의 급속충전기만이 보급됐는데, 이마저도 대부분이 제주도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급속충전기당 전기차 대수는 우리나라가 10.7대이며, △미국(60대) △중국(19대) △일본(12대)에 비해 잘 갖춰져 있다고 해명했다. 또 올해 안에 환경부 330기, 한국전력 300기 등 급속충전기를 추가 설치해 연말까지 총 1222기의 급속충전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의 적극적인 해명은 오회려 '우리가 급속충전기 이만큼 구축할 예정이니, 전기차를 일단 팔도록 해야겠다'라고 풀이된다. 다소 무리해 보이는 전기차 보급 대책보다는 충전인프라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부터 바꿔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