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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카오톡 '배려 없는' 오지랖이 준 상처

관태기 시달리는 이용자에 '알 수도 있는 사람' 멋대로 나열?

이수영 기자 기자  2016.10.20 14: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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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카오(035720·대표 임지훈)가 수많은 카카오톡 이용자를 '멘붕'에 빠트린 새로운 친구 추천 기능, 일명 '알 수도 있는 사람' 기능을 논란 하루 만인 20일 전처럼 돌려놨습니다.

아예 기능 삭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설정 메뉴를 통해 해당 기능을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겁니다. 하루 전만 해도 "더 쉽고 편하게 친구를 찾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기능"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카카오 측은 비교적 빠르게 입장을 수정한 셈인데요.

생면부지 남 또는 악연까지 줄줄이 추천친구로 맞닥뜨렸던 이용자들은 어리둥절합니다. 특히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일수록 해당 기능에 거부감이 큰데요. 제삼자가 마음대로 개인의 인맥을 재단했다는 불쾌감 때문입니다.

"쉬운 인맥관리를 위해서"라는 카카오의 설명이 오히려 이용자들의 스트레스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무의미한 인간관계에 권태감을 뜻하는 '관태기'가 올해 상반기 20대를 표현하는 신조어로 떠올랐을 만큼 예민한 문제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20대 4명 중 1명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올해 4월 실시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인맥이 힘이자 경쟁력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젊은이들은 인맥관리 자체에 피로, 회의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타인과 부대끼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 아웃사이더'를 선택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입니다.

지나친 개인주의라는 걱정과 함께 불합리한 사회 구조가 청년들을 '나홀로족'으로 내몰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젊은이들의 인간관계 인식이 변한 것은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 게 이유"라면서도 "현재 이들의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카카오톡의 '알 수도 있는 사람' 논란은 이 같은 상황을 배려하지 않은 기업의 오지랖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문제의 기능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수정, 보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0일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을 살펴 추천친구 알고리즘을 계속 고쳐나갈 예정"이라며 "다만 추천 범위 등 구체적인 알고리즘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최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영역을 강화한 것이 추천친구 범위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불특정 다수에 스팸성 메시지를 보내는 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기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중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96%로 압도적입니다.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앞세운 카카오 앞에서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는 점점 빛을 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