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노동과정에서 업무상 사유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것을 산업재해라고 합니다. 사고의 경우는 입증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업무상 질병의 승인율은 전체 신청 대비 45.1%(2014년 노동부)에 불과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감인 셈이죠. 하지만 이런 산재 사고와 질병 연구를 파고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산재 전문 노무법인들인 '소망''태양' 그리고 '산재' 소속의 전문가들이 번갈아 산재 노하우와 소회를 적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업무상 재해는 크게 업무상 사고와 업무상 질병으로 나뉜다. 업무상 질병 중 진폐 등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판단을 위해 관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거치도록 돼 있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심의회의는 크게 근골격계질환과 뇌심혈관계질환 및 기타질환으로 나뉘어 개최되며 정신질환과 직업성 암 등은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처리하게 돼 있다.
짧다면 짧은 경험이지만 2014년부터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위원으로 활동해온 경험을 토대로 근골격계 산재 인정에 관해 몇 가지 중요 사항을 적어보려 한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는 근골격계 질환도 그 질병의 발생에 업무가 100% 원인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인정기준에 의한 상당인과관계로 판단해야 한다.
즉 업무상 질병의 발생이 업무도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연령 등 개인적 소인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인가' 아니면 업무로 인해 '자연발생적인 경우를 앞당겨 질병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은가'의 문제인 것이다. 간단히 말해 전자의 경우 불승인, 후자의 경우 승인으로 답이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논리로 볼 때 근골격계 질환 중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사례의 대부분은 신체부담 작업을 장기간 수행한 경우다. 따라서 자신의 직업력과 업무내용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 신청해야 한다.
직업력 인정과 관련해 가장 좋은 방법은 현소속회사의 재직증명, 현 소속회사 이전 회사의 경력증명일 것이다. 이러한 증명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렇더라도 단순히 주장만 하거나 이전 업무경력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소득금액증명(세무서)자료 △국민연금가입자료 △건강보험납부자료 △고용보험가입내역 등을 통해 직업력을 입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직업력 부분에서는 가장 문제가 되는 영역이 바로 일용직 근로자인데, 본인의 진술 외에는 직업력이 입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용보험 등의 신고가 축소돼 있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때에는 과거 동료근로자나 사업주의 진술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의 내용에 있어서는 전체 업무시간이 아닌 신청상병부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작업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필요하며, 가능하다면 동영상을 촬영해 제출하는 것이 위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어 승인을 이끌어내는 데 보다 유리하다.
또한 신체부담 업무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증상이 발생된 경우 사고발생 사실만 주장하면 기존 퇴행성 질환을 이유로 불승인이 될 수 있으니, 신체부담업무내용도 함께 주장해야 한다. 재해 경위에 대해서도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증상이 발생됐는지에 대해 정확히 기술할 필요가 있다.
업무부담 여부도 중요하지만 발병까지의 경위도 중요하기 때문에 발병 시에는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으며 병원 방문 시 재해경위를 의무기록에 남겨두고 회사에 보고해 입증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질병판정위원회 심의회의를 마치고 업무상 재해로 승인된 건이 더 많은 경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 열심히 근무했기 때문에 병이 생겼지만 그것을 산재로 인정받았으니 말이다.
정동희 노무법인 태양 대구영남지사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