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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의 냥덕입문기] 당신의 고양이는 귀여운 게 아니다

이보배 기자 기자  2016.10.12 15: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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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강아지를 다섯 마리까지 키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2015년 7월 고양이 한 마리는 '문제없다'며 호기롭게 '턱시도냥'을 입양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어떤 동물과도 교감이 가능하다는 게 평소 제 생각이었는데요. 강아지, 열대어, 뱀, 거북이, 햄스터 등 다양한 동물을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정말 여러 의미로 '하늘이 내린 동물'이더군요. 2년차 초보 집사가 겪은 '좌충우돌 냥덕입문기' 지금 시작합니다.

"아이고, 후추 살 좀 빼야겠는데요." 최근 예방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을 찾았을 때 후추 담당의가 건넨 말입니다. 사실 두 달 전 턱드름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도 같은 말을 들었는데요.

두 달 전 몸무게가 6.7kg, 이번에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보니 7kg. 두 달 만에 300g이 불어난 셈입니다. 실제 밖에 나가는 것보다 익숙한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는 이런 습관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할 수 있으며 비만 발생률이 개보다 높다고 하는데요.

또 중성화수술을 하면 식욕이 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게 동물병원 의사들의 설명입니다. 후추도 중성화수술 이후 급격하게 살이 찐 경우에 속합니다.

혼자 집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후추의 모습을 떠올리며 출근 전 사료를 수북이 주고 나온 것도 한몫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반려묘 고양이의 비만도를 육안으로 체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배가 가슴보다 나와 있다면 과체중과 비만을 의심해야 합니다.

고양이의 적정 몸무게는 품종과 개체마다 다른데요. 본래 체격이 큰 랙돌 같은 종은 몸무게가 6kg 이상인 것이 정상이고, 약간 큰 체구를 가진 러시안 블루나 코리안 숏헤어는 4kg이 평균 몸무게 입니다.

덩치가 작은 샴의 경우 적정 체중은 3kg 정도고, 동일한 품종 내에서도 수컷이 암컷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문제는 뚱뚱한 고양이를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인데요. 이들은 살찐 고양이를 '뚱냥이' '돼냥이'라고 칭하며, 열광하곤 합니다.

한자리에 앉아 화장실에 갈 때와 음식을 먹을 때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 뚱냥이. 물론 귀엽긴 합니다만 동물병원 의사들은 '뚱뚱한 고양이는 아픈 고양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고양이 비만은 당뇨병과 관절염 발병률을 5배 이상 높이고, 피부 질환 발병 가능성도 증가시킵니다. 또 고혈압, 심장병과 연관이 있고, 장 질환이나 지방간 등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가 뚱뚱하다면 체중조절에 나서야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묘의 다이어트는 무엇보다 식이조절이 필수입니다. 다이어트용 사료를 먹이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간식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반경을 넓혀 운동량은 늘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인데요. 음식을 먹는 장소나 화장실을 멀리 떨어뜨려 활동량을 늘리고, 낚싯대나 공을 이용해 놀아줌으로써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고양이가 있으면 아무래도 혼자일 때보다 운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고양이를 더 들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활달한 친구를 만들어주세요. 이보다 더 좋은 운동 파트너는 없을 겁니다.

주변 지인들이 한 번씩 필자의 집을 방문해 후추의 비만을 지적할 때만 해도 '살이 찌긴 어디가 쪘느냐'며 펄쩍 뛰었는데요. 제 눈에는 아직도 아깽이 시절 후추로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점 후추를 오래 안기가 힘들고, 날이 갈수록 쳐지는 핑크 찹쌀떡(뱃살)과 7kg라는 몸무게는 후추가 '비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만냥을 키우는 집사님들, 이제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당신의 고양이는 아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