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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상장 연기' 두산인프라코어 유동성 공급 차질

그룹주 줄줄이 내림세…하반기 공모주 시장 '한파'

추민선 기자 기자  2016.10.11 1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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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의 대어였던 두산밥켓을 비롯해 기대를 모았던 공모주들이 줄줄이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상장을 철회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두산밥캣은 10일 공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를 공모물량을 줄이거나 공모구조를 조정하는 등 증권신고서를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이번 IPO로 2조에서 2조4500억원어치 주식을 공모한 후 오는 21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소형 건설기계 북미시장 1위 기업인 두산밥캣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과 함께 IPO시장 최대 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예상 공모가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적지 않은 기관투자자가 두산밥캣 희망 공모가 범위인 주당 4만1000원에서 5만원보다 낮은 2만~3만원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은 동종업종인 기계 및 건설장비 분야의 주가수익비율(PER)인 10배보다 높은 20배 내외를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커졌으며,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구주 매출도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의 IPO가 연기되면서 막바지로 접어든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두산밥캣 IPO로 확보한 유동성을 내세워 각종 차입금을 갚을 예정이었으나, 자금유입에 문제가 생기면서 향후 자금운용도 쉽지 않게 됐다.

◆두산그룹 계열사 신용등급 '빨간불'

이에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신용평가는 11일 수시평가를 통해 두산을 비롯해 두산중공업(03402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엔진(082740), 두산건설(011160) 등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검토대상에 등록했다.

두산밥캣의 상장절차 철회와 재추진으로 공모가액 및 공모시기에 대한 불확실설이 커진 데다 향후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017년 7659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내년 10월께 실질적으로 상환이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치다. 두산의 경우 자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부담을 안게 됐다.

이 같은 소식에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 계열사의 신용도 모니터링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인데, 추가 강등되면 'BBB-'나 투기등급인 'BB'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밥캣의 상장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리스크 등 두산그룹 전반의 재무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상장으로 1조1000억원이 유입되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두산밥캣 상장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7% 이상 하락하는 등 두산그룹주 전반에 그늘이 짙다. 1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두산엔진(-3.17%), 두산중공업(-1.96%), 두산건설(-0.48%) 등 두산그룹주가가 줄줄이 내림세다.

한편 두산밥캣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상장은 다음 달 또는 2017년 1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시장 침체…공급과잉 원인?

두산밥캣뿐 아니라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청약 미달, 수요 예측 실패 등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호텔롯데는 오너일가 검찰 수사에 IPO를 철회했다. 당초 공모예정금액은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였다.

이후 오는 20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서플러스글로벌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부진으로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까사미아 역시 수요예측 결과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지난 8월 상장을 철회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지난달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0.43 대 1로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화승인더스트리의 자회사인 화승비나(베트남 생산법인) IPO를 위해 설립된 중간지주회사다. 화승비나를 100% 소유하고 있다.

이에 당장 내달 2조원 안팎의 공모에 나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지난 4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희망 공모가로 주당 11만3000원에서 13만6000원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

이러한 공모주 시장 침체 현상은 시장의 공급과잉에 근거한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번 달만 JW생명과학, 인크로스, 에이치엘사이언스, 넷마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5개 공모주 청약이 몰리면서 일각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있었다.

또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박스권이 계속되고, 상장 후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점도 공모주 시장 침체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좋은 기업이라도 시황이 좋지 않으면 주가가 깎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