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저유가와 화물운송 회복 등 호재에 힘입어 두 항공사 모두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되지만 줄지 않는 부채 탓에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6월 기준 대한항공의 총 차입금은 15조5419억원, 부채비율은 1108%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돈은 5조61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재무상태를 개선하고자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0년 만기로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다. 투자자들이 대한항공이 제시한 6%보다 높은 7% 전후의 금리를 요구했기 때문.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영구채가 일반 회사채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은 데다 한진해운과 관련된 리스크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이 이유가 됐다.
이와 함께 매출채권을 담보 삼아 한진해운에 빌려준 600억원은 KDB산업은행이 선순위 채권자라 다 돌려받을지도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구채 발행을 통해 부채비율을 900%대 중반까지 낮추려는 대한항공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더욱이 계속되는 한진해운 부실 여파로 2차 부담이 언제라도 생길 수 있는 만큼 향후 대한항공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향후 그룹 차원의 추가지원은 없을 전망이어서 한진해운이란 덫에서 일단 빠져나왔다는 평도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시기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4조874억원, 부채비율은 899%다. 이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오는 것은 1조2000억원가량.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2300억원에 불과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추진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도 계열사 지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 물량과 관련해 청약이 전무했다. 주가가 유상증자 배정주식의 액면가인 5000원을 하회한 까닭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총 발행예정주식 전량을 구주주에 배정하기로 하고, 내달 초 청약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주에 대한 배정비율을 1주당 0.17주(기존 0.13주)의 비율로 높여 총 1662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도 공모채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사모사채로 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달 초에는 4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유효수요가 30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차원에서 벌어졌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이 중단되며 핵심 악재가 사라졌다. 여기에 지난달 9일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으며, 희망퇴직 접수 및 비핵심 자산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 중이다.
두 항공사 모두 자금조달 문제의 어려움으로 신용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항공업계는 저비용항공사(LCC)들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장지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지금은 돈이 들어오는 곳보다 나갈 곳이 더 많은 형편"이라며 "호재에 힘입어 두 항공사 모두 3분기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다 보니 영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도 신용리스크 우려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영업환경이 우호적인 때에 차입금 실질 감축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