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9일 정부 주도의 대규모 할인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논란 속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지난해 참여했던 유통사들을 비롯해 온라인쇼핑몰과 대형 제조업체까지 참가하며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큰 규모를 자랑한 바 있다. 행사 초기 "전년 행사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들이 쏟아져 나온 이유다.
그러나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한 것과 달리 코리아세일페스타는 행사 효과나 진행방식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정부가 지난해 문제로 지적됐던 대기업 중심의 행사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에는 중소기업 참여를 늘리겠다고 호언했으나 그 성과가 미미했기 때문.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400여개 전통시장과 골목형 슈퍼마켓 나들가게 1200여개가 참여했다. 지난해 200여개의 전통시장이 참가한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전통시장 참여가 늦게 확정돼 준비기간이 짧았던 데다 첫 행사다보니 홍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한 바 있다. 이어 "앞으로 해당 문제점을 보완해 정례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뒤 진행된 행사에서도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주 서울 시내 몇 군데 시장을 다녀본 결과 실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전통시장은 드물었다.
심지어 서울 대표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한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행사 참여 여부는 물론, 행사 자체를 알지 못했다. 상인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질문에 "그런 것 모른다"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업계에서는 원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고 마진을 적게 남기는 전통시장에서 할인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정부의 정책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뿐만 아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행사명답지 않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대부분인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1일까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총 33일의 행사기간 중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할인 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총 11일뿐이다. 전체 행사 기간의 1/3 수준이다. 이에 비해 외국인특별할인기간은 코리아세일페스타 전 기간 계속된다. 이쯤 되면 '차이나세일페스타'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다.
대형 유통사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중국 국경절 기간이 겹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매출대비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 매출이 6.2%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9.7%, 4.6% 늘었다고 전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대규모 유통사들을 위한 행사였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다.
이달 말까지 외국인들을 위한 할인 행사가 진행돼 백화점들의 매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국내 최대 세일행사라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위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내년엔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 말을 믿는 '바보 같은' 소비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