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GM에 경고등이 켜졌다. 30년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쏘나타의 아성을 무너뜨린 말리부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등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9월 한국GM은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14.1% 감소한 1만4078대가 판매됐다. 말리부만이 전년동월 대비 100.9% 증가한 판매고를 기록했고, 이외 모델들은 전부 두 자릿수의 판매량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신형 말리부가 소위 잘나가는 차량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모델들의 판매고까지 깎아내리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모델들은 임팔라와 크루즈. 지난 9월 임팔라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69%, 크루즈는 41.4%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RV 판매도 심상치 않다. RV 인기가 치솟으며 완성차업체 간 RV 라인업 보강이 바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GM RV모델들의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국GM의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판매는 각각 전년동월 대비 △75.7% △45.8% △38.7%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한국GM의 판매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특정 모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경우 특정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라인업에서는 수요층이 약하다"며 "한쪽으로 쏠려있는 시장수요를 다른 차종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다양해진 SUV 모델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부분이 RV 부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하반기 캡티바를 포함한 자사 RV라인업의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차 출시가 뚜렷한 판매 증진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기존 차종의 판매 감소는 어느 정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이 문제는 한국GM뿐 아니라 모든 완성차 브랜드가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모델에 편중된 현상이 제조사로서는 반갑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기 모델의 호조에 힘입어 전체 판매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라인업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한 채 특정 모델이 판매량을 혼자 끌고 갈 경우 해당 모델에서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흥행이 장기화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흥행에도 예상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출고시기가 늦어지는 등 출고 지연으로 인해 만족할 만한 판매고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 같은 출고 지연 문제는 고객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해 8월에도 미국산 준대형 세단 임팔라를 내놨고 초기 큰 관심을 끌었으나 공급 적체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모델의 판매비중이 높은 것은 잘 할 수 있는 모델에 집중함으로써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라인업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한국GM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크루즈와 임팔라도 문제지만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중형 SUV시장에서 회복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