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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무효' 첫 소송, 한전 '승'

부당이득 반환 청구 '기각'…"각 나라 상황 따라 요금 정해져"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0.06 12: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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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택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남은 소송과 이어질 전기요금체제 개편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6일 정모씨 등 주택용전력 소비자 17명이 한전을 상대로 "1인당 8만원~133만원씩 돌려달라"며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주택용 전기요금약관이 약관규제법에 따라 공정성을 잃을 정도로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해당 약관들은 누진 체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가구에 대해선 요금을 감액하고 있고, 각 나라의 전기요금 정책은 사회적 상황과 전력 수요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각 주택용 전기요금약관상의 전기요금 산정이 전기요금 산정기준 등 고시에 따른 산정기준을 명백히 위반했다거나 사회·산업정책적 요인들을 감안한 적정투자보수율 등의 수인한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원고 패소 판시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해 6단계 누진비율을 정해 최대 11.7배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현행 전기요금체계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비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모씨 등 17명은 지난 2014년 8월 "각 가정으로부터 부당하게 받아온 전기요금을 돌려달라"며 한전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에 대해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는 "법원의 논리는 전기요금 산정기준이 고시와 규정에 근거가 있다는 것인데, 고시와 법률에 근거 규정이 있다고 다 적법한 것은 아니다"라며 바로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이 같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인강에 따르면 이날 선고된 사건을 제외한 누진제 소송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3건, △서울남부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각 지법에 1건 등 9건이 진행 중이다.

현재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인구만 8500명이며, 지난 8월 말 기준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사람은 2만명에 육박한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당·정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전기요금체제 개편 역시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가 누진제를 인정하는 판결을 낸 만큼 누진제 완전 폐지와 유지 개선안 중 후자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누진제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는 국민들과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5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한전)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현재 누진제 체계에는 요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누진제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행 6단계의 요금단계를 낮춰야 한다"고 이미 답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