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10.06 12:20:40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위반 조사를 방해하는 프로그램을 전국 대리점 및 판매점에 배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2월부터 전국 SK텔레콤 유통망에 'PIPS(Privacy Information Protection System)'을 설치토록 했다.
◆조사자료 은폐 논란의 핵심 'PIPS'
박 의원 측은 PIPS가 방통위 조사를 방해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이용됐을 것으로 봤다. 박 의원 측이 입수한 PIPS 솔루션 개발업체의 '관리자 가이드'에 따르면, 관리자 PC에서 PIPS를 설치한 다른 PC의 개인 스토리지 파일을 원격으로 열람, 편집, 전송, 삭제할 수 있다.
박 의원 측은 "이러한 원격 자료 삭제 기능은 방통위 사실조사 시 불리한 자료 은폐에 최적화된 기능"이라며 "사실상 PIPS 시스템은 사실조사 중요 증거인 판매일보, 정산자료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PS가 불리한 자료 은폐에 최적화 됐다고 분석한 이유는 SK텔레콤 본사에서 대리점 및 판매점의 가입자 개통정보, 장려금 정산 파일 등 모든 영업관련 자료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박 의원 측은 "방통위의 사실조사 시 영업현장에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으로 별도의 자료삭제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며 "더욱이 삭제 흔적도 남지 않아 추후 증거인멸 의혹을 받더라도 쉽게 회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측은 이 같은 관측이 올 초 방통위의 조사 과정에서 실제 사례로 발생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측은 "방통위가 유무선 결합상품 과다경품 사실조사를 벌였는데, SK텔레콤 소속 대리점 및 판매점의 경우 불법행위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주요 파일들이 PC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아 현장 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SKT "고객 개인정보 파기목적 프로그램일 뿐 사실 아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박 의원 측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SK텔레콤은 먼저 PIPS가 개인정보보호 강화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조사자료 삭제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PIPS가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 정산 등의 이유를 빌미로 불필요하게 개인정보를 지속 보관하는 관행이 지속되는데 이를 근절하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또 PIPS는 현재 8개월차까지는 정산 등의 목적으로 파일 보유가 가능한 상황이라 조사회피 목적으로 PIPS가 사용되기에는 관리 기간이 8개월이라는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해명했다.
또한 PIPS 설치 및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본사차원의 강제는 없고 실제 설치 및 사용률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정산 등 특정 항목만 취사선택하여 삭제하는 체계가 아니라 관리 기간 도래 후 모든 파일이 삭제된다는 점 등에서 박 의원 측 지적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2015년 조사방해 번복? "방통위 조사 필요"
SK텔레콤은 지난해 본사차원의 조직적인 판매일보, 정산내역 등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점과 조사 방해용 전산프로그램(일명 '소나기')으로 현금 페이백 등 위법 행위를 은닉·삭제했다는 점에 대해 방통위의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박 의원 측은 "이번에 설치된 프로그램은 기존 프로그램보다 조사방해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방통위의 개선명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가 목적이면 개인정보 검출 프로그램을 통해 미삭제 파일 여부 등을 확인하고 암호화해 관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의 시정명령 불이행은 영업정지나 형사처벌은 물론 심할 경우 사업허가 취소까지 가능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법망을 회피하기 위한 SK텔레콤의 조사방해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규제기관의 철저한 사실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