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백유진 기자 기자 2016.10.05 17:36:42
[프라임경제] "뭐라고요? 코리아 뭐? 우리는 그런 거 안 해요."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신세계 본점과 인접한 남대문시장. 유동인구는 간간이 눈에 띄지만 시장골목에 즐비한 물건들을 쳐다보기는커녕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정부 주도에 따라 지난달 29일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KOREA SALE FESTA)'가 한창이건만, 화려한 포스터 등으로 한껏 축제 분위기를 낸 백화점들과 달리 남대문시장에는 제대로 비치된 옥외광고물조차 볼 수 없었다.
'지역축제와 결합해 관광활성화를 통한 지역상권 살리기'라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본래 목적이 무색하게 올해 참가한 400여곳의 시장 가운데 활성화된 곳은 실상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심지어 행사 참여 시장임에도 정작 시장 상인들이 이를 모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부산 자갈치시장, 강원 정선아리랑시장 등 이번 행사를 이끌 17개 대표 전통시장 중 서울지역 대표로 선정된 남대문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남대문시장 관광안내소 직원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것이고 시장은 진행하지 않는다"며 "시장 내에는 행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없고 이에 대해 알고 있는 상인들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할인행사 안 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실제 한 시간쯤 시장을 둘러봐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언급하는 상인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소비자들도 이를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거주하는 주부 한솔이씨(28)는 "전통시장이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하는지조차 몰랐다"며 "홍보는 물론,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상품과 편의시설이 부족해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시간, 서울 종로 광장전통시장(이하 광장시장)은 평일 한낮임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외국인 방문객들로 시장이 활기를 띠자 상인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그러나 광장시장 상인들도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 '2016 전통시장 쇼핑관광축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광장시장은 지난 1일 단 하루 한복과 양복을 대표 품목으로 참여했다.
한 상인은 "시장 내 자체 세일을 상시하고 우리(광장시장)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따로 참여 안 한다"며 "행사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언급을 했다.
이런 가운데 전통시장 외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업계에서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국내 3대 대형마트로 꼽히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또한 매장 초입에만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여졌을 뿐 행사를 크게 홍보하지 않는 분위기다.
A마트 관계자는 "대대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세일기간 대비 대형마트의 평균 매출 실적은 15% 정도 올랐지만, 업계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아 홍보에 소극적인 편"이라고 응대했다.
무책임하게 판만 벌인 정부 때문에 코리아세일페스타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한 백화점 관계자 역시 "업계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라며 "백화점 내부적으로는 대부분 내년이면 정권이 바뀌니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