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생산과 판매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등 예사롭지 않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와 노동조합의 파업이 맞물린 탓도 있지만, 특히 주력 모델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으면서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9월 내수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20.0% 감소한 4만1548대, 9월까지 누적판매는 3.3% 감소한 48만2663대가 판매됐다. 아울러 9월 해외판매는 전년동월보다 0.8% 증가한 34만5754대, 9월까지 누적 해외판매는 1.4% 감소한 299만6663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차는 현재 해외판매보다 내수판매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현대차의 간판이자 국내 단일 차종 기준 최장수 브랜드로 30년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쏘나타는 르노삼성 SM6와 한국GM 말리부의 등장 탓에 명성이 예전만 못하며,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그랜저는 K7에 밀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입 브랜드 타도'를 외치며 등장한 아슬란은 여전히 '실패작'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 지난 9월 아슬란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88.1% 감소한 98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슬란은 매달 실적이 나올 때마다 단종, 판매중지 등의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RV 판매도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싼타페 7451대 △투싼 3720대 △맥스크루즈 558대가 판매되는 등 전년동월 대비 3.7% 감소한 총 1만1729대의 판매고에 그쳤으며, 르노삼성 QM6 등이 경쟁자로 가세한 상황인 만큼 향후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소형 SUV를 팔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고 내년 내수시장에서 처음으로 소형 SUV 모델 투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SUV가 최근 부진한 내수시장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현대차는 최근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떠오른 소형 SUV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홀로 소외된 데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기아차가 니로를 앞세워 적극 대처하는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속 다양한 신차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소형 SUV에 대한 내수 라인업 변화는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지만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신모델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떠난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인 아슬란의 부진을 끊기 위해 지난달 새롭게 단장을 마친 2017년형 모델을 선보였는데, 연식변경 모델치고는 엄청난 공을 들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이 부진하는 가장 큰 원인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차급과 고가의 가격,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대차가 틈새시장을 노렸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여기 더해 "부분변경 모델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인 '2017 아슬란'이지만 이번 출시 모델이 판매량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무엇보다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그랜저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고급세단 대표주자인 신형 그랜저 출시가 아슬란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시장 분위기 역시 5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오는 신형 그랜저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운 상황.
업계는 "현대차가 애초에 아슬란의 포지셔닝을 그랜저 위로 잡았기에 그랜저를 자사의 최고급 세단으로 가져가기에는 부족하다"면서도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로 아슬란이 아닌 그랜저를 지목하는 만큼 그랜저가 현대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의 판매부진은 신형 그랜저가 나올 때까지 구입시기를 미루는 대기 수요에다 동급 차종으로 갈아타려는 교체수요가 겹치면서 발목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랜저의 경우 소비층이 가장 두터운 차급이자 상징성을 가진 주력 모델이기에 신형 모델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게 되면 신차효과에 따른 판매량 증가 외에도 연말 법인차량 교체 수효가 늘어나는 등의 특수까지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