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10.05 15:07:13
[프라임경제] 케이블방송업계 수장들이 두 달여간 머리를 맞댄 끝에 '원케이블 전략'을 내놨다. 원케이블 전략 위반 시 강력한 패널티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케이블방송업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이하 비대위)는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이후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유료방송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유료방송발전 연구반을 구성, 이달 중 사업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는 케이블방송업계 내부적으로 신규서비스 투자가 미흡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통사업자의 시장지배력 전이라는 구조적 경쟁제한 환경, 끝없는 지상파 방송사와의 재송신료 분쟁 등 현행 콘텐츠 사용료 지급 체계에 대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로컬 초이스' 도입해 재송신료 분쟁 종결 촉구
원케이블 전략의 핵심은 78개 권역 케이블 방송사업자가 하나 되는 것. 우선 클라우드를 공유해 시청자가 이사 등으로 다른 지역 케이블 방송사에 가입하더라도 기존 구매한 VOD(주문형비디오·다시보기) 시청을 가능케 하고, 프로그램 시간대 통일, 타매체와 협력, 모바일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제4이동통신 진출 가능성도 열어 뒀다.
특히 이날 비대위는 지상파 별도상품, 즉 '로컬 초이스(Local Choice)'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로컬 초이스는 기존 케이블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이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별도 명시 없이 구성됐던 것과 달리 지상파 콘텐츠를 별도 상품으로 구성하자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기존 15000원짜리 상품에 지상파 채널과 PP(방송채널사업자) 채널이 묶여 판매되던 방식을 지상파채널 미포함 상품(예시 1만5000원)에 KBS 채널을 포함하면 280원(예시)를 추가하고, 지상파 3사 채널을 모두 포함하면 840원(280X3, 예시)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무료 보편 서비스를 표방하는 지상파 방송사는 VOD 플랫폼 '푹(pooq)'을 운영하고, 케이블방송사업자에 재송신료를 징수하는 등 사실상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로컬 초이스는 케이블방송 상품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로 받고 있는 것을 공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렇게 되면 시청자가 케이블방송 채널만 선택할 수도 있고, 혹은 케이블방송 채널과 지상파 방송 채널을 동시에 선택할 수도 있는 등 선택권이 확대되고, 사업자의 상품구성 자율성도 확보할 수있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 간 골 깊은 재송신료 분쟁을 불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데 초점을 뒀다.
김 사무총장은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 간 재송신료 문제로 소송비와 관련 세미나 개최비 등을 감안하면, 연간 케이블방송사업자는 50억원 이상, 지상파 방송사는 20억원 이상 소모하고 있다"며 소모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로컬 초이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로컬 초이스가 도입되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가 계약을 통해 재송신료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 방송사가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 비용을 대신 받아주는 형식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사무총장은 "로컬 초이스는 이미 미국에서 시행 중인 모델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관부처인 미래부에서 이 방안을 허가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로컬 초이스는 그간 유료방송 업계에서 재송신료 분쟁을 종결짓기 위해 제시한 대안들 중에서도 새롭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비대위는 재송신료 분쟁 해결 등 콘텐츠 사용료 지급체계 개선을 위해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가 가담한 '방송 재정 및 요금 위원회(가치)' 운영과 8VSB(아날로그 방송 시청자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성격을 '국민복지형 디지털 방송'으로 지정하고 지상파 재송신료 지급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케이블방송은 국가경제에도 이익…케이블 지역성 강화할 것"
정책 개선 외 비대위가 주목한 위기극복 방안의 핵심엔 '지역성 강화'가 있다. 지역성은 케이블 방송 자체 정체성과도 같으며, 이에 투자하고 개발하는 것이 케이블방송 업계 성장에도, 방송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도 긍정적이라는 것.
최종삼 SO협의회장은 "케이블 방송이 고사하면 전체 미디어 시장이 이통사 위주로 재편돼 독과점 폐해가 예상되고, 지역에서 상당 수준 생산 및 고용 유발효과 손실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여기 더해 "지역 민간방송이나 지역 신문이 지역 이야기를 오롯이 담지 못하는 등 역할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유일한 매체"라고 주목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주 지진발생 시 신속하고 자세한 지진방송을 내보내 지역 케이블방송의 역할이 조명된 바 있다. 비대위는 이번 '원케이블 전략'을 통해 지역채널 활성화를 위한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먼저 T커머스에 접근이 어려운 지역 골목상권의 대외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 산업체와의 사회적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청자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기획부터 제작까지 지원할 예정이며, 78개 권역을 활용한 지역채널 프로그램 포맷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