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장 이사, 밥은 먹었어?" "장 이사가 뭡니까? 그냥 홍보이사라고 불러주세요"
지난 4일 생을 달리한 김갑제 화성시청 배구단 감독과 필자의 대화다. 필자와 고인의 인연은 한국실업배구연맹 이사직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매 대회 때 필자에게 덕담을 건네곤 했다. 배구도 안한 전라도 촌놈이 협회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볼 때마다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었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파이팅 넘치는 공격수였다. 인하부고 감독에 취임해선 42연승을 일궈낸 명장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김 감독은 0.1톤이 훨씬 넘는 거대한 풍체 만큼이나 성량도 풍부해 멀리서도 그의 등장을 알아차리곤 했다.
감독으로 심판에게 불만을 표출할 때는 누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지도자의 길을 걸었지만 배구 룰과 협회 운영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 그는 성품이 강직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파 사나이였다. 그런 반면 잔정도 많아 그를 좋아하는 선후배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정의롭지 못한 협회 운영이나 선후배들의 행동에 대해 면전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직성이 풀리는 '배구계의 쓴소리'로 통했다.
호불호가 명확한 그의 성격 때문에 당당하지 못한 일부 배구인들은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적어도 소외된 배구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배구협회 이사회 직후 협회 관계자와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이다 쓰러져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 어느 누구보다 배구를 사랑했던 김 감독.
"더 이상 쓴소리가 필요 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