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수공업이 공장제 생산방식으로 대체됐다. 이러한 생산방식의 변화로 생산량은 그 전에 비해서 증가했지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그런데 과거 생산단계 변화의 경우는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다른 기술을 취득해 새로운 일자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이제 다가올 변화는 인공지능이다.
지난 해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의 위력을 전세계인들은 실감했다. 그로인해 멀게만 느껴졌던 공상과학의 일들이 성큼 다가왔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상상이 더이상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됐다.
각종 매스컴과 미래과학자들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로봇의 미래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 미래에 존재할 직업과 사라질 직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물론 사람에게 위험한 업종의 경우는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인간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마저 모두 로봇에 의해 대체된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필자가 몸담고 있는 법조계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거론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싶다.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수 많은 이해관계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명확한 기준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
따라서 법 관련 직업군이 다루는 사실관계는 단순한 알고리즘(algorism)으로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확신한다.
동일한 사실관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사실만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법원의 재판장에게 사실에 대한 주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컴퓨터 시스템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일 뿐 아니라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대로 찾아서 제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무리 수 많은 판례를 통해 사실관계가 축적되고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들이 산더미 처럼 쌓인다고 하더라도 새로 발생하는 사실관계는 그 전에 발생한 사실관계와 완전히 동일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기존의 테이터만을 이용한 판단은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정의로운 판결이 될 수 없다.
검사의 경우도 일정한 혐의를 바탕으로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는데 이에 바탕이 된 사실관계는 생명체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컴퓨터 시스템이 이를 따라 잡는 데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범죄를 정의하는 사실관계의 실태를 파악하고 여러 곳에 숨박꼭질하는 증거를 찾아 정확한 사실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본격적인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 예측되는 미래 사회에서도 결국 사람이 핵심이다. 인공지능 또한 사람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계량화된 수치로 담을 수 없는 가치관과 역사는 인간의 영역인 것이다.
사물에 혼을 불어 넣는 것은 인간이다. 오랜기간 한 분야에서 숙련된 전문가들과 장인들이 보다 유의미한 것을 창조해낼 것이며, 기계적인 효율을 넘어 인간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진리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곽정훈 법무법인 혜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