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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조선업도 되풀이?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0.04 15: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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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달 30일 정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내 철강·석유화학업계에 대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철강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석유화학협회의 경우 베인앤컴퍼니에 각각 의뢰한 민간 구조조정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제3차 산업구조조정 분과회의를 거쳐 최종 강화방안이 확정된 것이다.

철강분야는 후판과 강관, 석유화학은 TPA(테레프탈산) 및 PS(폴리스티렌)를 각각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정하고 기업들의 자율적인 설비감축을 촉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구체적 방안이 현실성이 낮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공급이 과잉 상태니 설비를 줄여 생산을 감축하라'는 식의 원론적 이야기만 반복했다는 평으로,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이미 업계가 자율적인 구조조정 및 고부가제품 중심 생산 등 대응책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색다를 것 없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고, 정부에서도 그런 민간 컨설팅 보고서만을 바탕으로 당연한 내용을 재언급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이 모든 구조조정 사태의 원인이 된 조선업과 현재 가장 급박한 상황인 해운업에서는 이번 달로 발표가 미뤄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조선업계도 철강·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지난 6월 맥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했었다. 그러나 조선업의 경우 이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빅3가 자체적인 구조조정안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에서 의뢰한 민간 컨설팅이 과연 어느 정도의 실효성이 있겠느냐라는 비판이 일찍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9월 중 발표되기로 했던 최종 보고서마저 아직 제출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설에 따르면 맥킨지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결과를 보고했으나 빅3가 컨설팅 내용에 반발하면서 최종 보고서가 발표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선업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추이에 따라 기존 빅3 체제에서 2사 체제로 정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해당 컨설팅에 대해서도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가장 상황이 어려운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맥킨지가 가진 최종 결론 부분은 우리가 생각하는 획기적인 것은 아니고 아주 보편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평가에 그치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맥킨지의 최종 보고서에 조선 빅3의 입김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일축한 것이다. 동시에 민간업체의 컨설팅이 근본적 해결책 없이 '했던 말을 또 반복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나 다름없다.

조선업계 보고서에는 기존 3사 체제를 유지한 채 주력선종 중심 사업재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자회사 정리·인력 구조조정 등의 기존 자구안 내용을 되풀이하는 데 수억원의 자금을 지출한 것만은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