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신임회장 승인 문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임원 승인 신청을 반려했고,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협회의 새 회장으로 뽑힌 서희덕씨는 이 협회의 초대~2대 회장을 지낸 바 있다. 하지만 재임 기간인 2007년 협회 공금유용에 따른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 회장은 협회의 법인대의원인 '쓰리나인미디어' 공동대표로 등기한 후, 다시 회장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피선거권 자체가 없다는 논란과 함께 형 확정으로 자격이 없다는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회원은 '대의원총회 결의 무효확인 및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한 바 있다. 피선거권이 없다는 주장(가처분 신청)의 논거로는 △서씨 개인은 대의원이 아니어서 회장 입후보 자격이 없으므로 회장 선출 결의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것 △공동대표로 등록한 법인회원 주식회사 쓰리나인종합미디어로 입후보한 것이라 하더라도 회장 성격상 그 자격이 자연인에 한정돼 회장직 수행은 법인의 업무범위에 해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피선거권이 없다는 것 등으로 요약된다.
형 확정 사실로 인한 자격 쟁점은 그의 업무상 횡령과 배임 문제 때문이다. 문체부는 "피선거권이 없다는 점이 결정적 사유이고 (전과 문제는) 같이 고려해 (승인 반려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장 선출 당시에는 협회 정관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에 규정된 죄를 범해 해임되고 그 형이 확정된 바 있는 자에게는 피선거권이 아예 없다는 규정은 없지만, 당시 규정에도 해임은 하도록 돼 있었다고 언급했다.
결국 회장 선출 자체를 인정하더라도 곧이어 바로 해임을 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문체부는 유관 조직들을 대상으로 "금년 4월에 업무명령을 통해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유죄 판결 확정자에 대해서는) 피선거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정관에 내용을 다 넣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두 쟁점 모두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후자의 경우는 이른바 전과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공공적 성격을 띠는 협회 일을 보기 위해서는 도덕성이 요청된다.
하지만 일단 처벌이 끝난 사안에 대해 영구적으로 배제 대상으로 특정인을 낙인찍는 것까지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친 '낙인 효과'로 사회 복귀가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서 범법자가 처벌을 받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의 효과를 실효하도록 하고 있다. 일단 죗값을 치른 사람에 대해 원활한 사회 복귀를 가능케 하려는 최소한의 비상구다.
협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의 경우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그 형을 실효하도록 돼 있다. (서 회장 당선자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는데 정관 규정을 만들어서 회장 승인을 반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이 대단히 파렴치한 경우도 있겠으나, 협회 등 조직을 운영하는 자리에 있다 보면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은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같은 죄목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되고, 징역 1년 등 구형을 받은 사례에 영화인들이 안타까움을 표한 경우가 그 예다. 이 사안에서는 부산영화제 등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가 일이 지지부진해지자 이에 따른 손실 보전을 요구하는 회사에 편법으로 금원을 제공한 것에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따라서 피선거권 관련 논쟁도 논쟁이지만, 업무상 배임·횡령 전과가 있는 경우라 해도 협회를 이끄는 사무에서 불문곡직하고 완전히 배제하도록 서둘러 손질하는 것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논의를 통해 정교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번 행정소송 이후에라도 논의를 해 보자는 의견도 나온다.
협회 회장승인 반려 관련 행정소송은 11월 중 결심(소송 진술 등을 모두 마무리하는 것)할 예정으로 알려져 연내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