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노조 간부 A씨가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사내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A씨는 회식 도중 여직원을 더듬는 등 성추행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지자 예보 측은 500만원으로 여직원과 A씨 사이의 합의를 종용했고, A씨가 자진사퇴하면서 이번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A씨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예보 측은 "개인상의 이유로 사퇴했으며, 이에 대해 해줄 말이 없고 합의 등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며 답을 꺼렸다. 예보 노조 관계자도 "사퇴는 개인적인 성격이 강해 함부로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사회 공공기관의 불합리한 계급 관행과 여성에 대한 편협한 사고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론적 비판과 원론적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함에도 범행을 저지른 자로 하여금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도록 기관이 이를 종용했다는 점은 '문제 키우지 말고 일단 덮고 보자'는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보는 이번 사건을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단정 짓고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았다. 이는 사내 성추행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공기업의 도덕적해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해영 국회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한국거래소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초기대응 미흡으로 피해여성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를 지적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고 가해자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한국거래소 여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직장 내 성폭력 및 왕따 문화의 심각성에 대한 조직문화의 혁신과 예방책 마련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예보의 태도 역시 한국거래소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문제를 찾아 조직문화를 개선할 생각은 않고, 피해 여직원과의 합의를 해결책으로 택했다는 점은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예금보험공사 성추행 사건 관련 반론보도문
지난 2016 9월30일자 '예금보험공사 성추행…너도나도 쉬쉬'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측은 기사 내용 중 공사가 500만원으로 여직원과 노조 간부 사이의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부분과 노조 간부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해당 사건은 공사가 노조 간부와 관련한 소문을 인지한 즉시 관련 내규에 따라 엄정한 조사를 거쳐 징계 등 인사 조치를 완료하였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사내 성추행을 조직이 나서서 쉬쉬하는 문화는 단연코 일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