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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과업계 가격인상에도 실적 저조, 왜일까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9.30 18: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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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실적부진에 못 이겨 '과자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빼든 제과업계에 소비자들이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과업계 빅4 가운데 오리온을 제외한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해태제과식품은 올 초 일부 빙과제품을 시작으로 과자류 등을 8%가량 인상했지만, 이는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인상 단행 전부터 소비자들은 '질소 과자' 대신 저렴하고 양 많은 수입과자를 먹겠다며 국내 과자를 외면하는 분위기였다. 충격보호, 산화방지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질소의 비중이 과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과업계의 이번 결정은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제과, 해태제과식품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34억원, 6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5%, 34%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3월 가장 먼저 인상에 나선 롯데제과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811억원으로 전년보다 2.5% 하락했다. 영업이익 또한 570억원으로 11.35% 줄어든 실정이다.

과자 용량을 줄이는 대신 과잣값 인하를 택한 오리온은 이 기간 매출이 1조1567억원으로 1.55%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4.86% 감소한 1468억원이었다. 오리온 측은 이천 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과 제품값 동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크라운제과의 타격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매출은 601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0.3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359억원)은 무려 30.02% 급감했다. 

해태제과는 상반기 매출 3965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으로 매출의 경우 지난해 대비 0.0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9.4%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계는 매번 거론되는 인건비 상승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종 1+1, 할인행사 등으로 매출총이익은 줄어도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 가격 인상은 피치 못할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자의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옥수수는 전년동기 대비 14.8%, 소맥은 26.9%, 밀가루는 생산지에 따라 10.8%까지 하락했다. 

제과업계의 저조한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 소비층인 아동 인구의 감소와 미투(Me too)상품, 대체상품 등이 쏟아지면서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역시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계책은 결국 연구개발(R&D)비 규모를 늘려 '제2의 허니'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제과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형편없다. 0.05%에도 못 미쳐 '쥐꼬리' '짠돌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식음료업계도 유독 투자가 소극적인 편으로, 매출의 1%도 채 안 되는 연구개발비로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같이 제과업계를 비롯한 식음료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시점이지만, 결국 이럴 때일수록 역으로 과감한 투자를 선행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숟가락 얹기 식, 타사 제품을 따라하는 악습은 저버릴 때다. 위축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판로를 넓히고 새로운 시장을 더 개척하는 것도 탁월한 수다. 

무엇보다 한국에 뿌리를 둔 기업으로서 국민들이 외면한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과자를 수출하면서 양을 늘리는 등의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는 물론 없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추억할 만한 과자를 한두 개쯤은 품고 있다. 

미래에 자라날 아이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킬 '추억상자'를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는 제과업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