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카드뉴스] '분위기에 취했다?' 변명 아닌 팩트(fact)입니다

배려 없는 사회, 거울뉴런의 힘 주목할 때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9.29 13:44:5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모두 어울린 술자리에서 음료수만 마셔놓고 마치 취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주위에 한 명씩은 있을 겁니다. 그럴 때 변명삼아 "분위기에 취했다"고 하는데요. 술은 한 방울도 안 들어갔는데 말이 되냐는 핀잔이 나올 만합니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분위기에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입니다. 바로 '거울뉴런(mirror neuron)' 때문입니다.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 비슷한 반응을 보이게 하는 신경세포를 말합니다.

거울뉴런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96년입니다. 이탈리아 신경심리학자인 자코모 리촐라티 교수는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 또는 사람의 행동을 보고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에 착안해 거울뉴런 이론을 체계화했습니다.

원숭이와 인간의 차이도 드러났는데요. 원숭이의 거울뉴런은 운동 영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비해 인간은 뇌의 다양한 곳에 거울뉴런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인간은 단순한 행동뿐 아니라 감정을 비롯한 고차원적인 정보까지 모방합니다.

일례로 똑같은 음식이지만 어디서,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맛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거울뉴런의 작용 때문입니다.

성별에 따라서도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여성이 남성에 비해 거울뉴런의 활동성이 강한데 장소나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성향도 이런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네요.

거울뉴런은 언어와도 관계가 깊고 특히 아기가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중요합니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주변 어른의 행동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데요. 양육자의 행동과 말투를 따라하는 과정에서 거울뉴런의 활동성이 극대화됩니다.

궁극적으로 거울뉴런을 통한 모방은 공감으로 연결됩니다.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거울뉴런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과학적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거울뉴런이 활성화되고 이렇게 받아들인 신호는 감정중추인 변연계로 전해져 감정에 대한 공감과 동조, 일명 '측은지심'으로 드러나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거울뉴런이 망가졌거나 덜 발달된 경우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못해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말부터 함부로 내뱉는 경향이 강한데요. 언어폭력 가해자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네요.

최근 일상화된 언어폭력 및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은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인간 뇌구조의 기본인 거울뉴런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분위기에 취했다'에 그칠 게 아니라 성숙한 사회생활을 위해 거울뉴런의 존재를 상기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