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아지를 다섯 마리까지 키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2015년 7월 고양이 한 마리는 '문제없다'며 호기롭게 '턱시도냥'을 입양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어떤 동물과도 교감이 가능하다는 게 평소 제 생각이었는데요. 강아지, 열대어, 뱀, 거북이, 햄스터 등 다양한 동물을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정말 여러 의미로 '하늘이 내린 동물'이더군요. 2년차 초보 집사가 겪은 '좌충우돌 냥덕입문기' 지금 시작합니다.
고양이 집사라면 고양이들이 상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요. 심지어 자기 덩치보다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희 집에도 반려묘 후추를 위한 크고 작은 상자가 집안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고양이들은 도대체 왜 상자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많은 생물학자들과 수의사들이 여러 설명을 내놓았는데요. 종합해 보면, 고양이는 상자를 좋아한다기보다 '상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클라우디아 빈케 박사는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보호소에 새로 입소한 고양이 중 한 집단에게는 상자를 제공하고 다른 집단에게는 상자를 주지 않은 채 지켜봤습니다. 이 결과, 상자를 제공받은 고양이가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스트레스 반응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클라우디아 빈케 박사는 "고양이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숨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야생 고양이들이 위험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동굴이나 나무구멍에 숨듯이 반려 고양이들은 폐쇄된 공간인 상자 안을 안전하게 느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자를 좋아하는 모습은 고양이뿐 아니라 사자나 호랑이 등 고양이과 야생동물들에게도 많이 나타나는데요. 동물원이나 야생의 동물들에게도 상자를 제공하면 흥미를 보이고 상자 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도 야생의 습성이 남아있다는 주장이 허튼 말 같지는 않습니다. 또 고양이가 좋아하는 상자 안을 들여다보면 평소 좋아하던 장난감과 없어진 줄 알았던 제 물건들이 들어있기도 한데요.
이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안식처에서 처리하려는 '야생의 생존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네요.
마지막으로 상자에 들어가는 이유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미국 국립연구회의 자료에 따르면 고양이는 30~36도의 온도일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낍니다. 체온을 따듯하게 유지하기 위해 상자 안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설명입니다.
우리 후추의 경우, 꽉 끼는 상자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봤을 때 마지막 이유가 가장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특히 종이상자는 보온효과가 뛰어나 고양이들이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