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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문체부 '문화융성카드' 소비자·서점 반응 '시큰둥'

중소서점 활성화 위해 야심찬 출발…출시 10개월 지났음에도 체감 '0%'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9.28 15: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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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평소 책을 좋아하는 김연지씨(가명)는 문화융성카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설명을 들어도 그는 "도서 할인 외 다른 혜택은 부실하기 보여 굳이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내가 쓰던 카드로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 마포구 한 서점 직원은 문화융성카드를 처음 듣는 듯 여러 번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문체부와 카드사가 중소서점을 위해 만들었다면서 정작 중소서점 상인 중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저 보여주기 식 정책이라는 생각이 물씬 든다"고 꼬집어 말했다. 

중소서점 활성화 지원 위해 문화관광체육부(문체부)와 BC카드가 올해 내놓은 '문화융성체크카드·문화융성신용카드(이하 문화융성카드)'가 실상 중소서점과 소비자들에게 '유명무실'한 상품으로 전락했다.

문화융성카드는 지난해 10월12일 문체부가 BC카드·한국서점조합연합회·교보문고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올해 출시한 상품이다. 중소서점 활성화를 통한 출판 생태계 선순환 구축과 국민 독서 증진·문화융성 실현을 이룩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 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중소 오프라인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때 15% 청구 할인된다는 점이다. 할인되는 비용은 카드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지난 1월 출시한 문화융성체크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월 최대 2회, 1만원까지 할인 가능하다. 지난달 선보인 문화융성신용카드는 도서 구입비 할인 한도를 전월 실적 기준 월 2만원이다. 

이외에도 △4대 프로 구기 종목 관람권 할인 △국공립 문화단체 포함 공연 및 전시 관람권·영화 관람권 할인 △CJ ONE 포인트 적립 등이 된다.

그러나 막상 중소서점과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체감은 0%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기자가 서울 여러 곳 서점에서 이 카드 존재를 아는 사람을 찾아봤지만 전무했다. 중소서점도 마찬가지다. 이 카드가 출시된 지 10개월이나 지났음에도 이러한 카드가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

물론 일정한 실적을 채운 뒤 서적을 구매할 경우 15%의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카드의 고객은 중소서점이 문화융성카드 존재 여부를 몰라도 혜택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문화융성카드가 현재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다는 것.

중소서점 이용 촉구를 위해 만들었지만, 그만큼의 혜택이 없다는 이유다. 때문에 '중소서점 활성화 지원'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서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한 달에 책을 몇 권씩 구입하지만, 이런 카드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생활비를 모두 책 구입에 쓰는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생활 할인 혜택이 있는 기존 사용 카드로 대형서점에서 할인받겠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책을 구입하면 적립금도 쌓일뿐더러 쿠폰, 이벤트 등 혜택도 많다"며 "정말 중소서점 활성화가 목적이었다면 더욱 다양한 혜택과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렇듯 싸늘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정부·대기업·소상공인의 문화융성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는 문체부와 BC카드의 바람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실제 중소서점 서울, 수원 등 수도권 중소서점 10여곳에 문의한 결과, 문화융성카드에 대해서 아는 곳은 몇 군데에 불과했다. 강남구 A서점 직원은 "여기서 그런 카드로 구입한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는 서점조차 15% 할인율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문화융성카드는 중소형가맹점에 '서점'이라고 등록한 곳에서는 모두 15% 청구할인된다는 것이 BC카드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몇 군데 서점에서 할인율에 대해서 각기 다른 의견을 내보인 것이다.

성동구 B서점 직원은 "당연히 문화융성카드로 서적류를 구매할 수 있으나, 15% 할인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양천구 C서점 직원은 "7%의 할인만 되는 것으로 안다"고 응대했다. 

15% 할인을 정확히 아는 곳은 10여곳 중 한 곳뿐이었다. 한 곳마저도 문의 이후 확인 결과 내놓은 답변이었다.

D서점 직원은 "잘 몰랐는데 문의 덕분에 이러한 카드가 있는지 확인해 알 수 있었다"며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드문 만큼 이 카드로 중소서점이 활성화될지 의문"이라고 궁금해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형서점에서도 일어났다. 지난해 문체부, BC카드와 같이 협약 맺은 교보문고의 경우 이 카드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해줬지만, 다른 한 대형서점에서는 이 카드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중소서점들이 이 카드에 대해 몰라도 고객이 사용하면 알아서 청구할인되기 때문에 중소서점이 알아야 할 필요가 굳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객 의견과 중소서점의 불만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