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쓰기·책쓰기 과정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고, 자신의 이름으로 책 출간을 바라는 사람들이었다. 모두들 열정이 넘쳤고, 눈빛이 빛났다.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대부분 비슷했지만, 책을 내고 싶다는 근본적인 동기는 제각각 달랐다. 어떤 사람들은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와 강연가로 새로운 삶을 살면서 돈을 벌고 싶다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유명해져서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존경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비치기도 했다.
작가라는 호칭 자체에 큰 기대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고, 자식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부모들도 있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동기로 글을 쓰고 책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마음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째, 내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함이고 둘째, 다른 사람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글을 쓰다 보면, 아무리 숨기고 감추고 싶어도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짓으로 지어내는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
허구의 이야기 즉, 소설을 쓸 때조차 저자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다는 사실에 놀랄 지도 모르겠다. 어떤 종류의 글이든, 글 속에는 반드시 저자가 살아온 삶의 경험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 글을 쓰면 내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어제의 내 모습,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생각과 느낌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 하고 싶은 말'들이 백지 위에 채워질 때 나는 분명 어제의 나보다 성장할 수 있다.
부정적인 글을 써 본 적이 있는가? 책을 한 권 쓰려면 일반적으로 A4 100매가 넘는 분량을 채워야 한다. 원고지로는 1000매 가까운 분량이다. 글을 많이 써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양이다.
이렇게 많은 양의 백지를 모두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운다는 것은 내 경험상 도저히 불가능하다. 시종일관 궁시렁 거리는 이야기만 쓰면 될 텐데 그 까짓게 뭐가 그리 어렵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한 번 써 보시라.
사흘만 써도 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내용으로 글을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 차게 된다. 토할 것 같다.
부정적인 내용의 책을 원하는 독자들도 당연히 없겠지만, 일단 작가가 쓰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부정적인 내용의 책이 거의 없다.
작가는 긍정적인 내용의 책을 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선한 마음이 전해진다. 힘들고 어려운 삶의 무게에 지쳐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의 문장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글이 가진 힘이다.
내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나아가서 내 책을 읽는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우리는 글을 쓴다. 돈을 벌기 위해, 명예나 유명세를 얻기 위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글쓰기'는 노동이 된다.
힘들고 지치는 고된 작업일 뿐이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게 되고, 자신은 글재주가 없다며 펜을 놓고 만다. 설령 어찌어찌 해 책 한 권을 낸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이다.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한 권짜리 작가가 많은 이유다.
무슨 일이든 뚜렷한 목적과 동기가 있으면 열정이 넘쳐날 수 있다. 내 자신을 성장시키겠다는 결심, 누군가의 삶에 힘과 용기를 주겠다는 선한 마음이라면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것이 결코 어렵거나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글 쓰는 삶에 함께 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