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칼럼] 청렴은 입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 기자  2016.09.26 10:06:2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부정이라는 낡은 습관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뇌물, 향응접대, 부정청탁이 모두 그렇다. 자기이익을 위해 남의 권익을 갉아먹는 사회의 악독한 적이다. 양화가 악화를 몰아내는 반 그레샴 법칙의 힘이 작용하는 제도·의식변화가 꼭 필요한 이유다.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둔 추석 경기동향은 선물수수 모습에 변화조짐을 보였다. 배송 물량이나 유통업계 선물 판매규모가 일부 예상과 달리 증가했고, 구성내용도 중저가 가공식품이나 생필품의 인기가 높았다는 보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선물에 대한 고민을 청탁금지법이 크게 해소시켜 줬다고 한다. 뇌물과 선물에 대한 구분이 비교적 명확해졌다. 과거 핑계거리였던 예의나 떡값, 통상의 선물교류라는 책임회피 구실을 말하기 어렵다.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정부 부처나 공기업 등 피감기관들도 국회의원 접대 큰 고민거리가 해소됐다. 식사비 상한액 3만원 이내, 구내식당에서의 접대마저도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피감기관은 국회의원 직무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고, 식사 제공은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 이제 국회의원뿐 아니라 과분하게 접대를 받았던 기관 사람들은 좋은 시절, 화려한 기억을 버릴 수밖에 없다. 바야흐르 변화가 강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의 문언만이 아닌 법정신에 따르는 생활습관, 자율과 솔선만이 빠른 청렴문화 정착의 관건이다. 

사원 공개채용이 한창이다. 문자 그대로 객관적인 자격요건에 따라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청탁을 하거나, 청탁받아 인사채용을 해서는 안 된다. 은밀히 이뤄지는 인사 부정청탁은 적법여부도 그렇지만 정직, 책임감 같은 도덕적 사고력과 정의, 공정한 업무수행의 문제다. 

얼마 전 국회의원 인턴출신을 정규사원으로 불법채용 한 전임 공단 이사장의 법정폭로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몇 차례 내부 전형단계마다 자격미달로 탈락한 이 인턴사원을 해당 국회의원의 강압적인 청탁으로 △자기소개서 △경력 △어학점수 등을 조작하고 합격자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청탁 국회의원은 부정하고 있으니 법정판결을 철저히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어디 이 뿐일까. 우리가 접하는 채용 부정사례는 빙산의 일각인 것 같다. 오늘도 언론에서는 많은 비리사례들을 보도한다. 

채용시절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 흙수저들을 비웃고 있는 격이다. 국가 사회적으로 이중구조나 사회적 격차 해소에 목청 높이는데, 솔선해야 할 공직자들은 반칙행위를 은밀하게 저지르고 변명한다. 

이는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모두 처벌되는 행위다. 부정청탁 공직자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도 형사처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설령 청탁금지법이 없다 하더라도 공직자는 공정해야 한다. 

부패방지권익위법, 공직자·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있고, 공직자는 직위를 이용해 임용 등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거부할 명분과 이유를 제공하는 문서화된 강령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의 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부정행위가 계속해서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법령지침이 추상적·포괄적으로 규정되고 처벌규정이 미흡해 형식적으로 운영된 데도 원인이 있다. 

이제 부정부패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선진국 수준의 공직자 행위기준을 규정한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법 문언 준수에 관심없고 지위에 맞는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공직자, 더불어 사회지도자는 하루빨리 스스로 그 자리를 그만둬야 한다. 변명과 책임전가, 꼼수로 자리를 버티기에는 사회통합을 해치는 난제가 너무도 많이 쌓여 있다. 청렴은 입이 아니라 실천에 있는 것이다.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