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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지하철 양보와 배려, 구급차·소방차에도…

임희빈 인턴기자 기자  2016.09.13 08: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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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임산부를 배려해주세요.’

퇴근길 지하철 역 안의 한 쪽 벽면에 걸린 큰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민에게 임산부를 위해 좌석을 양보하도록 권장하며 임산부 좌석 스티커 모양을 각인시키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들어서니 이번엔 휠체어, 유모차, 캐리어 모양의 아이콘이 보였습니다. 이 아이콘이 붙은 곳은 장애인, 아기, 여행자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공간이었습니다.

평소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지하철 일반석에 앉을 자리가 없어도 노약자석은 비워두고 서서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로 이것이 자신보다 약한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을 위한 양보와 배려의 문화죠,

그러나 얼마 전 뉴스를 보며 약자를 위한 양보와 배려의 노력이 돋보이는 지하철과 달리 지상의 도로는 아직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달 초 전주에서 응급환자 이송 연락을 받고 출동한 구급차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단순 추돌사고가 아니라 만취한 50대 남성이 고의로 들이받은 사고였습니다.

이 남성은 긴급한 상황에서 비켜달라는 구조대원의 방송에 화가 나 응급구조차량을 가로막고 구조대원에게 화를 내는 것도 모자라 일부러 사고를 낸 후 도주했습니다. 환자는 결국 다른 구조차량을 통해 이송됐습니다.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타고 있었다면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던 아찔한 상황입니다.

긴급차량을 운전하는 구조대원들은 매번 도로 위에서 입이 바싹바싹 마를 겁니다. 조금씩 길을 비켜 흡사 '모세의 기적'을 만드는 선량한 시민의 차량도 있지만 사이렌 소리에도 떡하니 버티거나 앞질러가는 무개념 차량들 역시 있기 때문입니다.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소방차, 구급차의 최적화된 출동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합니다. 보통 골든타임은 5분정도라고 하는데 이 시간는 경우는 61%에 불과하네요.

긴급차량이 골든타임 내에 도착하려면 주행 중인 차량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주변에서 긴급차량의 사이렌소리와 다급한 안내방송이 들린다면 좌측이나 우측의 빈 공간을 확인한 후 바로 길을 비켜줘야 합니다.

도로에서 잠깐의 양보와 배려는 지하철에서보다 훨씬 의미 있고 귀중한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심정지와 같은 응급상황에서는 1분1초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소방차, 구급차의 진로를 방해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도 용인되지 않습니다. 긴급차량 진로 양보의무 위반에 단속된 차량은 '도로교통법 160조 제3항'에 의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현재는 승합자동차 8만원, 승용자동차 7만원, 이륜자동차 5만원으로 과태료가 매겨졌는데요. 진로 양보의무가 잘 지켜지지 않아 내년 상반기부터는 20만원선으로 오를 예정이라고 합니다.

높은 벌금을 피하고자 억지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실현하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소한 잘못된 이기심으로 누군가가 길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