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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의 글쓰는 삶-14]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이은대 작가 기자  2016.08.24 22: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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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초등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바다에 다녀왔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조용한 해수욕장은 우리 가족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예전에 자주 찾았던 서해안은 갯벌에서 뒹구는 맛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동해안의 바다는 푸른 파도를 즐기는 맛이 일품이었다. 튜브를 타고 파도에 몸을 맡기는 짜릿함이란 즐겨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 재미였다.

오후 2시. 한참 물 속에서 파도를 즐겨야 할 시간인데 웬일인지 물결이 잠잠해졌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파도까지 고요해지니 마치 바다가 아니라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했다.

주변 상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하루에 몇 번 파도가 죽은 듯 고요해지는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어린 아들은 잠잠해진 파도에 재미를 잃었고, 우리 가족은 마침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물놀이를 잠시 뒤로 미루었다.

파라솔로 겨우 햇볕을 가리고 앉아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바다를 바라보며 동해의 정취를 즐겼다. 그런데 가만히 바다를 보고 있자니 아주 미미하긴 했지만 파도는 여전히 일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높은 파도에 몸을 맡기고 신나게 놀았던 탓에 작은 파도를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인지도 모른다. 바다에 파도가 없을 리가 있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럴 때마다 묘한 흥분과 떨림, 그리고 설렘을 안게 되는데, 이런 감정들은 새로운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나리라는 기대를 가지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기대를 전혀 갖지 못한다면 감히 도전이라는 것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마음가짐이지만, 이러한 생각에는 아주 위험한 요소가 포함돼 있다. 그것은 바로 위기가 닥쳤을 때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격언이 나온 유래가 여기에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시련과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런 문제 없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사람의 인생을 바다에 비유하자면 위기와 역경은 파도와 같다. 파도의 높낮이는 매 순간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파도는 끊임없이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실패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시련과 고통을 마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실패와 시련, 고통 등의 문제를 완벽하게 피해갈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성공을 바라보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얘기겠지만, 마음 속에는 항상 파도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가오는 파도가 나를 피해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대비를 갖춰야 한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일들은 항상 성공의 기쁨과 시련을 함께 안고 온다. 다만 우리의 마음이 성공만을 보고 싶기 때문에 파도를 읽어내기가 힘들 뿐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각'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간다. 그래서 웬만한 역경이 닥쳐도 평소에 준비된 사고방식이 신속하게 작용한다. 똑같은 위기에 처해도 실패를 준비했던 사람들이 훨씬 더 빨리 일어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삶에는 성공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성공과 실패는 언제나 함께 움직인다.

실패에 대한 준비, 의연하게 파도를 맞이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위기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도전하는 용기가 생겨날 것이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