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7월 정부 6개 부처는 합동으로 비식별 정보 유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빅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빅데이터 관련 산업이 국내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이로 인해 공익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공공기관과 기업체의 비식별 데이터 활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부터 관련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데이터 산업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의 적극적인 데이터 활용을 유도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 생각에는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의 탐색비용(searching cost)을 최소화해 시장 참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시장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국내 데이터 거래 형태는 주로 데이터 판매 또는 데이터 분석 컨설팅을 수행하는 공급자와 데이터 수요자 간 일대일 계약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수요자는 다양한 공급자가 보유한 데이터 유형과 품질을 비교하기 어려워 일단 낮은 수준의 서비스 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반면, 공급자는 보유 데이터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 즉,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 간 데이터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 수요·공급 가격의 차이가 발생하는 가격 불일치(price discrepancies) 현상이 존재한다.
데이터 공급과 수요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공급자가 보유한 데이터 종류와 품질을 수요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효율적인 데이터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데이터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비교해 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데이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데이터를 찾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보유한 데이터를 시장에 내놓아 수요가 존재하는지, 시장 내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필자가 관계하고 있는 카드업권은 민간 소비 동향 파악과 소비자 구매 행태 분석이 가능한 카드승인 데이터를 보유 중이며, 데이터 전문가들은 이를 가장 높은 수준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데이터로 평가한다.
각 카드사 역시 카드시장의 성숙기 진입과 가맹점 수수료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빅데이터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아직 보유 데이터에 대한 적절한 시장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정확한 수요 파악이 어려워 빅데이터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데이터 가치에 올바른 인식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데이터 거래 시장 조성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국내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과거와 같이 물량 투입에 의한 추가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시장 조성은 추가적인 자원 투입 없이 국내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시키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