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는 13일부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하 기업활력법)'이 정식 시행될 예정이다. 3년 시행예정인 이 법안의 첫 번째 시행대상으로 철강업종이 뽑힐 것이 유력한 가운데 업계의 대응 방법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사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중국을 필두로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대형 인수합병이 한창이다. 특히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의 원인으로 꼽혔던 중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철강업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의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현재 생산량 8억400만톤 중 15% 이상인 1억4000만톤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업체수를 줄이고 업체를 대형화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에 지난 6월에는 '바오산스틸'과 '우한강철'의 합병 추진을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허베이강철'과 '소우두강철'의 역시 합병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각각 중국의 남쪽과 북쪽에 회사가 위치해 있어 '남중 연합', '북중 연합'이라고 불리는 이 합병이 이루어질 시 각각의 연간 조강생산량은 6071만톤과 7630만톤(작년 생산기준)으로 세계 철강업계 순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아울러 국가 간 인수합병도 종종 일어난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 단연 1위인 아르셀로미탈은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와 인도의 미탈스틸이 지난 2006년 합병을 통해 만들어진 공룡기업이다. 연간 조강생산량은 9714만톤에 달한다. 최근에는 인도 타타스틸과 독일의 타센크루프가 인수합병을 논의 중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오는 13일부터 기업활력법이 시행되면 다른 국가들이 몸집을 키우고 생존전략을 짜는 사이 소외됐던 한국 철강업계 역시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기업활력법은 기업들이 사업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공정거래법 등 관련법 상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꺼번에 해소해 주자는 취지의 법으로, 모든 규제를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다고 해서 '원샷법'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지금까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른 사후적 구조조정이 채권단에 의한 타율적인 성격이었다면 기업활력법은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기업활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됐으며, 총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업활력법 시행령에 의해 구체화된 설명에 따르면, 기업활력법은 기업 규모와는 상관없이 과잉공급 산업분야에 속한 사업을 재편하려는 기업은 어느 곳이든 적용 가능하다. 이때 과잉공급이란 해당 업종의 최근 3년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의 평균값이 직전 10년치의 평균값보다 15% 이상 하락한 경우 해당된다.
해당 기업이 신청할 수 있는 사업개편은 △합병·분할 △영업 양도·양수·임대 △사업혁신활동(신제품 개발 등)이 포함된다. 대기업 특혜 논란이 일자 △경영권 승계 △지배력 강화 △일감 몰아주기 등을 위한 사업 재편은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고 방침을 정했다.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하면 주무부처와 심의위원회가 각 30일 이내로 단계적인 승인을 거쳐 지원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지난 3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원샷법' 적용은 1차적으로 철강업종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기업활력법 적용을 앞둔 요즘 철강업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미 중소 철강사를 중심으로 기업활력법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 재편을 많이 신청할 경우 '대기업 특혜법'이라는 비판도 잠잠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철강협회는 외부 회사에 기업활력법과 업계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요청한 바 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대기업 역시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조정에 기업활력법까지 더해지면 자체적인 경쟁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활력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협회가 진행한 컨설턴트 보고서가 나오면 업체 간 공조를 통해 상생이 되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