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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화의 이사람 10년전] AI 기반 'S번역기' 핵심 기술 어디서?

최창남 시스트란인터내셔널 대표 "기계 번역 에코시스템 구축할 것"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8.11 15: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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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년 전 그를 뜨겁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고 서툴고 덜 영글었더라도 눈부신 오늘을 있게 한 당시의 활화산 같은 열정과 희망, 톡톡 튀는 아이디어까지…. '이사람 10년전'에서는 그들의 '소중한 10년 스토리'를 건조하지 않게 소개한다.

여행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출연한 한 배우는 동료 연예인 둘과 핫도그 맛집에 찾아갔다. 그는 '영어 자신감의 원천'인 '구글 번역기'를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꺼내 '핫도그 세 개'라고 구글 번역기에 입력했는데, 결과는 'Three hotdogs'가 아닌 'hotdog world'였다. 배우는 믿었던 구글 번역기의 배신(?)에 허탈하게 웃었다.

많은 이들이 '번역'하면 '구글 번역기'를 떠올리지만, 실제 이용자 사이에선 다른 번역 프로그램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정확도 높은 번역앱으로 삼성전자 단말기에 내장된 'S번역기'가 자주 추천된다.

S번역기는 2014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4부터 기본 앱으로 탑재됐다.

흔히 사용되는 비속어까지 재치있게 표현하는 번역 실력에 타사 단말기 이용자 중에서도 설치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S번역기에 기계 번역 핵심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의 최창남 대표(50)는 "언어 번역의 정확도는 다의어나 중의적인 표현을 얼마나 상황에 맞게 번역해 내는가에 달렸는데, 우리 시스템은 구글 번역시스템에 비해 더 섬세하게, 그리고 자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 시킬 수 있어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갤럭시 단말 외 다른 모바일 환경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 통번역 앱 '통역비서-이지토키'도 출시했다.

◆AI 접목 분야로 주목되는 기계번역…세계 1위 기업 시스트란인터내셔널

말하는 동물인 인간에게 '언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은 오랜 꿈이었다. 여기서부터 기계 번역이 고안됐다.

기계 번역은 컴퓨터로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것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해외업체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다소 딱딱한 느낌의 한국어 번역 내용을 볼 수 있게 돼 있는데, 이것들 대부분이 기계 번역 과정을 거친다. 이외에도 자동차 설명서 등 각종 설명서도 기계 번역의 도움을 받는다.

정부는 이달 10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을 선정했다.첫 번째 AI 선도 서비스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자동 통·번역'이 기획됐는데, 이처럼 기계 번역을 바탕으로 한 자동 통·번역은 AI 접목이 필수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계 번역 분야 세계 1위 기업이 국내에 있다. 지난 2014년 국내 벤처기업 CSLi는 48년간 다국어 기계 번역 역량을 축적해온 프랑스업체 시스트란을 인수해 시스트란인터내셔널로 재탄생시켰다.

◆10여년 필드 경험 속에서 'AI 기계번역' 가능성 재발견

최 대표는 2014년 시스트란인터내셔널 대표로 부임하기 전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에서 21년간 근무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오라클은 '기기들이 똑똑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기기에 탑재될 SW가 필요할 것'이라며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

당시엔 'IoT(사물인터넷)' 개념이 'M2M(Machine to Machine·기기 연결)'이라는 개념으로 존재했던 때다. 오라클은 ICT 시장을 2~3년 앞서 보고 움직이는 회사였다.

오라클에서의 비즈니스 경험은 최 대표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장비 관련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12년 전 회사 부사장의 협력 제안으로 임베디드(PC이외의 장비에 사용되는 칩) 부서로 한 차례 옮긴 일이 전환점이었다.

최 대표는 "부사장님의 제안에 그 자리에서 당장 의기투합했다. 우리는 '우리 기술을 당시 유행했던 MP3 한 대에 넣어도 이익이 상당할 것이다, 전 세계 피쳐폰이 8억대인데 거기에 10센트만 붙여도 그게 얼마냐'며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를 내며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는 새 부서에서 일하며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등 모바일폰에 탑재되는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디바이스 세계에 눈을 떴다.

최 대표는 "부서를 바꾸기로 한 선택은 상당히 도전적이었지만 호흡이 맞는 이를 만나 과감히 부서를 옮겼고, IoT와 스마트폰앱 시장 등 새로운 시장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2014년 최 대표는 해당 부서에서 부사장까지 진급하던 해 시스트란인터내셔널에서 대표 제안이 왔다. "미래를 보고 함께 가자"는 제안에 최 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 앉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운 것들, 그리고 언어장벽 해소라는 인간의 염원 등 모든 것들이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의 미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최 대표에게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S번역기 외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의 기술이 접목된 것은?
▲최근 정부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AI 기반 통·번역 앱으로 선보인 '지니톡'에도 반영됐다. 한컴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기술협력해 개발 중이다. 또 전라북도청의 '전북민원', 제주도 '제주놀멍쉬멍 여행도우미' 등 지자체 여행·관광 앱에도 코어기술을 제공 중이며, 해외 자동차업체 포드, 시트로엥도 관계사다.

-상하이 MWC에서 개발자 플랫폼 '시스트란io'를 선보였다. 개발자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시스트란io는 스타트업 등 중소 개발자를 위해 우리의 다중언어 및 음성인식 기술을 개방한 플랫폼이다. 음성번역, OCR, 분석모듈을 모두 오픈해 놨다.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형성했으면 했다.

-구글 번역기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강점은?
▲구글 번역기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둔 반면, 우리는 정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보다 섬세한 머신러닝이 가능하다. 섬세한 머신러닝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데이터 기반 차이로 정확성 외에도 보안성이 더 나은 측면도 있다.

-48년 역사를 가진 시스트란과, 두 살된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의 차이는 무엇인가?
▲1968년 창업한 시스트란은 48년간 기계 번역에 주목했다. 앞의 48년이 하나의 역사이자 밑바탕을 마련한 기간이라면,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이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융복합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업체라고 할 수 있겠다.

-10년 후 시스트란인터내셔널, 어떤 모습일까.
▲얼마 전 맛집 추천 모바일 앱 '식신'과 기술제휴를 맺었다. 한국어로 제공되는 맛집 소개 콘텐츠에 다국어 기능을 넣는 것만으로 앱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 우리 역시 번역 엔진을 트레이닝해서 좋다. 이외에도 대리운전앱이나, 방구하기앱 등 많은 O2O 서비스들은 우리 기술이 적용되면 시너지가 큰 분야다.

우리 기술을 소개함으로써 벤처와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에코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0년 후엔 이러한 상생 파트너를 많이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다.

보다 가까운 2년 후에는 프랑스와 미국 동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체 대표로서 임직원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