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내 삶의 유일한 목표였던 시절이 있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겼고, 행복의 근원도 결국 돈에 있다고 확신했었다.
나와 가족의 행복은 잠시 미뤄둔 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을 했고, 실제로 돈도 많이 벌었다. 선명하게 목표를 정하고, 철저한 계획을 수립했으며, 단 하루도 방심하지 않고 돌진하던 시절이었다.
모든 것을 잃고 세상의 뒤편으로 보내졌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이제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시절을 아무리 돌이켜봐도 행복했던 기억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었고, 꽤 풍족한 생활을 누렸음에도 가슴 따뜻했던 마음의 평온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부터 내 삶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행복이었다.
그런데 행복을 추구하며 살겠다는 결심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을 거듭했다. 물질적인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행복한 삶에 초점을 맞추겠다는데 왜 내 뜻대로 마음이 평화롭지 못한 것일까. 이유는 강박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정한 삶의 목표를 향해 오늘을 살고 있다. 과거의 나처럼 돈을 많이 벌겠다는 뜻을 세우고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고, 혹은 나처럼 행복을 추구하며 마음의 평온을 삶의 가치로 두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듯 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돈이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데, 왜 실제로 행복한 사람들은 지극히 드문 것일까. 이유는 역시 강박에 있었다.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후부터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쩌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면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이래서는 안 되다며 나를 깨웠다. 오직 행복이란 단어만 생각하며 하루를 살다보니 오히려 행복하지 않은 시간들이 더 많아져 버렸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삶이다. 그러나 꿈이란 것은 그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고 마음이 평온해야 하는 단어다. 꿈을 이뤘을 때에도 당연히 행복해야 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 또한 즐겁고 유쾌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다소 어렵고 힘든 과정을 극복해야만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를 무능력하게 보거나, 좌절하고 절망하는 태도는 결코 권장할 만한 삶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사람의 감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쁨, 즐거움, 만족 등 유쾌한 감정도 있고 슬픔, 분노,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들도 존재한다. 감정이란 머리로 풀어내는 생각이 아니다. 뇌와 심장이 본능적으로 만들어내는 인간의 고유한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감정이 옳다 혹은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무슨 감정이 솟아나든 그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 순간 일어나는 모든 감정을 억지로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에 몸을 떨기도 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안아주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애써 부정하고 가슴 속에서 뿌리째 뽑으려 했으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불행했던가 말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를 만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어찌 사람이 성공만 하며 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실수와 실패를 두고 모든 것이 끝난 듯 자책하며 주저앉는 것은 스스로 불행한 삶을 자초하는 태도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도 좋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도 멋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오늘을 사는 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면서부터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
설령 그것이 아픔이더라도, 혹은 치명적인 실수일지라도, 소중한 내 삶의 일부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다. 온 몸을 떨며 이건 아니야 라고 외쳐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또한 분명한 나의 삶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 부정하려고 하지도 말고, 피하려고도 하지 말자. 가슴에 품어주고 다독거려주면서 "그래, 이것도 내 삶의 일부야"라고 조용히 말해주자.
돈을 많이 벌겠다는 헛된 꿈도, 무조건 행복한 삶이 최고라고 외치던 목소리도 모두가 한결같이 소중한 내 삶이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