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TV홈쇼핑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홈쇼핑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중 하나로 'TV홈쇼핑업계의 불공정 관행 탈피'를 내걸고 불공정행위가 반복될 경우 재승인 거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납품업체를 상대로 불공정행위를 일삼는 TV홈쇼핑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TV홈쇼핑 정상화 추진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납품업체에게 판촉비를 전가하고 단가를 후려치는 등 TV홈쇼핑업계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진 불공정행위들에 대해 점검할 방침이다.
이달에는 정부·공정위·미래창조과학부가 함께 TV홈쇼핑 재승인 개선책을 마련해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상정한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체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가 어려운 현 체계를 개선할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격탄 맞은 롯데홈쇼핑…업계 날벼락
정부의 레이더망에 가장 먼저 걸린 곳은 롯데홈쇼핑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재승인 심사에서 비리 임직원 명단 일부를 누락해 미래부에 제출,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2014년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은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비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를 조사하던 감사원은 미래부 측에 징계를 요구했고,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에 TV사업자 최초로 황금시간대 6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결국 롯데홈쇼핑은 이로 인해 다음 달 28일부터 6개월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라임타임'에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타 홈쇼핑업체들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을 선례로 타 홈쇼핑업체들도 정부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 게다가 롯데홈쇼핑의 공무원 로비 혐의까지 불거지며 업계에서는 분위기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내년 3월 재승인을 앞두고 다음 달 심사가 예정돼있는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걱정이 태산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롯데홈쇼핑 사건 이후 미래부가 재승인에 대해 예년보다 더 깐깐한 기준을 내세울 것 같아 만반의 준비 중"이라고 말했고, CJ오쇼핑 측도 "재승인 심사 기준이 높아져 걱정되는 부분이 없진 않다.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로만 '상생'…홈쇼핑업계 '갑질' 여전
홈쇼핑사들은 악화된 분위기를 타진하기 위해 납품업체와의 '상생'을 내걸고 분위기를 타진하려는 듯 보이지만 아직까지도 대기업의 숙제인 '갑질' 퇴치는 요원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홈쇼핑사들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등 여러 방식을 통해 납품업체들과의 상생안을 내세운다. 그러나 위탁거래 시 재고처리 등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해 납품업체들만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CJ오쇼핑 측은 TV상품 재고처리에 대해 "모바일이나 역시즌 판매 등 최대한 재고가 남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면서도 "위탁거래의 경우 재고소진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답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TV홈쇼핑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재고처리 문제"라며 "대기업에서는 재고 부담을 보통 납품업체에 떠밀기 때문에 다른 판로를 확보해 이를 처리해야 하는데 납품업체로서는 큰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게다가 시장 자체가 홈쇼핑사들의 불공정행위가 없어지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수의 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들은 "위탁거래 불공정거래에 대한 피해신고를 접수하고 있으나 납품업체들이 신고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피해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는 있지만 홈쇼핑사들과의 거래 관계 때문에 쉽사리 신고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사례가 접수된 지역의 중소기업청에서는 "지난해 △방송시간 변경·취소건 △불분명한 계약 △추가적인 비용 지불 강요 등과 관련된 10건 이상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3월 공정위는 국내 6개 홈쇼핑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를 적발해 총 143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각 홈쇼핑사들은 △CJ오쇼핑(46억2600만원) △롯데홈쇼핑(37억4200만원) △GS홈쇼핑(29억9000만원) △현대홈쇼핑(16억8400만원) △홈앤쇼핑(9억3600만원) △NS홈쇼핑(3억90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관계자는 "해당 과징금은 납품업체와의 상생과는 관련 없는 조치"라고 해명했다.